5년만의 北미사일 통과에 日 '긴장'..대피 경보·열차 중단(종합2보)

이세원 2022. 10. 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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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늦추고·선박 항행 경보..기시다, 美인태사령관 이틀 연속 면담
경보 오류·실효성 의문..7번째 北미사일 열도 통과
'北 탄도미사일 발사' 보도 보는 일본 시민들 (도쿄 EPA=연합뉴스) 4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쏜 탄도미사일은 일본 열도에서 동쪽으로 약 3천㎞ 떨어진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 일본 당국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 뒤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발령, 시민들에게 유관 정보를 제공했다.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이 4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일본 열도가 한바탕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즉각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피령을 내렸고, 미사일 통과 지역에선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23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이 도호쿠(東北) 지역 북단에 있는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상공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미사일 발사(일본 정부 정보 기준 7시 22분께) 약 5분 후인 오전 7시 27분께 자국민에게 적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대응을 하라고 관련 행정기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정보 전달 시스템인 엠넷(Em-Net)의 속보와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으로 미사일 발사 정보를 지방자치단체와 방송 등을 통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속보 전달하는 일본 TV화면 (도쿄 AP=연합뉴스) 4일 일본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 등을 이용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속보가 TV화면에 나오고 있다. 2022.10.04 jsmoon@yna.co.kr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열도 동북단 홋카이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 주민에게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아울러 "미사일이 오전 7시 29분께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즉시 경찰이나 소방당국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 관련해서 엠넷과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을 통해 경보를 발령한 것은 5년 전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전국순시경보시스템 정보는 오전 7시 27∼28분께 지체 없이 각 지자체에 전파됐으나 다소의 혼란도 있었다.

예를 들어 미사일 정보가 전파된 지자체 중 홋카이도와 아오모리의 4개 기초지자체에서 재난방지용 행정 무선 등을 통해 관련 정보는 주민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지장이 생겼다.

미사일은 혼슈 최북단인 아오모리현 인근 상공을 통과했지만 도쿄도(都)의 섬 지역 9개 지방자치단체도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의 정보 전파 대상에 포함돼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미사일 주의가 필요한 지역이 아니었다"면서 "원인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일이 아오모리현 상공을 통과한 시각이 오전 7시 28∼29분 무렵이라서 경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낳는 측면도 있다.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 상공을 통과함에 따라 도호쿠신칸센이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JR홋카이도도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고, 삿포로시의 지하철도 운행을 멈췄다가 재개했다.

기시다 日총리, 北 미사일의 열도 통과에 '폭거'라며 강력 반발 (도쿄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수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이 이날 오전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하자 이를 '폭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미사일이 통과한 지역의 주민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홋카이도에서 꽁치 조업을 하는 어민 기노네 시게루(85)는 "큰 일이다"며 교도통신에 곤혹감을 표명했다.

그는 지금도 여러 어선이 태평양에서 조업하고 있다면서 "선박은 무방비여서 (미사일을) 피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해상보안청은 일본 주변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 등에 주의를 당부하는 '항행 경보'를 발령했고, 국교교통성은 '항공 정보'를 발령해 항공 각사와 일본 주의를 운항하는 항공기에 주의를 당부했다.

학교 현장에도 영향이 있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삿포로시 소재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등교 시간을 30∼45분 늦췄다.

홋카이도 오비히로시 교육위원회는 학부모에게 "지각해도 무방하니 침착하게 등교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시내 일부 학교는 자체적으로 집에서 대기하라고 연락하기도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도쿄신문 등 일본 주요 석간은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1면 톱 기사로 다뤘다.

'北미사일 일본 통과' 보도한 일본 석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도쿄신문 등 일본 주요 석간은 4일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1면 톱 기사로 다뤘다. 2022.10.04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존 애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군 사령관을 총리관저에서 면담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에도 애퀼리노 사령관을 만났는데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자 동맹국인 미국과 협력해 대응한다는 태도를 부각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약속을 급하게 잡은 셈이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기시다 총리와 애퀼리노 사령관이 미일, 한미일 협력 방침을 확인했으며 미일 동맹의 억지력 및 대응력 강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면담 내용을 전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1998년 8월(도호쿠·이하 통과 지역) 처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이후 2009년 4월(도호쿠), 2012년 12월(오키나와), 2016년 2월(오키나와), 2017년 8월(홋카이도), 2017년 9월(홋카이도와 도호쿠 사이)에 각각 통과한 바 있다.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과거 6차례를 보면 발사 후 7∼10분 지나고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hojun@yna.co.kr

[그래픽] 역대 북한 미사일 일본 열도 통과 사례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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