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식물분류학상 제정한 한국자생식물 연구의 거목

김경애 2022. 10. 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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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물분류학계 거목' 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가 4일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딸의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1933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균관대 식물학과와 대학원을 나와 1975년부터 강원대 교수로 재직하며 50여년 간 한반도 자생식물의 채집과 연구, 저술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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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파' 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 별세
5일 오후 6시 한국식물분류학회장
고 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 유족 제공

‘한국 식물분류학계 거목’ 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가 4일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딸의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9.

1933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균관대 식물학과와 대학원을 나와 1975년부터 강원대 교수로 재직하며 50여년 간 한반도 자생식물의 채집과 연구, 저술에 매진했다. 일제강점기 나카이 다케노신과 함께 한반도 식물조사를 시작한 정태현(1883∼1971) 전 성균대 교수의 수제자로 ‘우리말 식물 이름짓기’에 기여했다. 1980년 정태현 교수 10주기 기념사업회장을 맡아 ‘정태현 전기’를 정리하기도 했다.

<원색한국기준식물도감> <식물지리> <한국식물의 고향> 등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 국내 식물분류학의 초석을 다진 대학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 2월엔 한국식물분류학회에서 그의 아호를 딴 한국 최초의 식물분류학 학술상 ‘죽파(竹波) 식물분류학상’이 제정됐다. 30대 초반의 조교시절 학회 설립에 참여한 창립회원이자 학회장을 지낸 그는 해마다 1천만원의 기금을 시상금으로 약정했고 사후에는 자녀들이 뜻을 잇기로 했다.

고인은 일본 도쿄대, 교토대, 대만대 등에서 평생 수집한 우리나라 식물의 원기재문과 식물분류 관련 문헌 자료 등을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기증했다. 그 공로로 2012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 표본관의 ‘명예의 전당'에 세번째로 올랐다. 앞서 2009년에는 국립수목원에서 이 교수의 기증 자료를 모아서 한반도에 자생하는 관속식물의 발견부터 명명까지를 기록한 책 <한반도 관속식물 원기재문 I집>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1996년 한국자연보전협회 부회장과 강원대 자연사박물관장, 1999년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자문위원, 2009년 하은생물학상 이사장을 지냈다. 정년퇴직 이후 팔순 때까지도 식물조사 산행을 다녔던 그는 5년 전 파주 두일마을로 이주해 ‘죽파정원’을 가꾸었다.

한국식물분류학회(회장 현진오)는 고 이우철 명예이사 영결식을 5일 오후 6시 빈소에서 한국식물분류학회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유족은 부인 오경옥씨와 딸 이선기(<넥스트데일리> 대표·전 전자신문인터넷 대표)와 아들 만기(개인사업)씨 등이 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발인은 6일 오전 7시이다. (02)3779-11918.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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