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헤친 토성·넘어진 묘비..군부대 內 문화재 훼손·방치
[앵커]
전국 군 부대 안에 있는 문화재는 파악된 것만 1,500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군사 지역이란 특수성 탓에 정밀 조사나 발굴 작업이 어려워 훼손 상태로 방치된 문화재도 적지 않은데요.
그 현장을 박경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높이 350 미터 산 봉우리에 위치한 보루입니다.
적 감시와 방어를 위해 1500년 전 지어진 고구려 유적지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주변은 가시덤불로 뒤덮혀 있고, 성벽 중간에는 군 통신 중계소로 향하는 계단이 설치돼 있습니다.
담벼락을 맞대고 있던 군 부대는 해체했지만, 토성을 파헤쳐 만든 참호와 진지는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박윤정/문화재청 발굴제도과 과장 : "삼국시대 평지에 조성된 토성이고요. 고구려로 현재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성벽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성 내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또 다른 국방부 소유 국유지.
이번엔 조선 사대부 묘비석이 쓰러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16년 동안 군부대 내에서 확인된 문화재는 1,554건.
성곽과 묘지를 비롯해 청동기, 고인돌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군사 지역이란 특수성 탓에 역사적 가치를 평가하는 정밀 조사나 발굴 작업은 언제 이뤄질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문화재청이 지표조사로 군부대 내 문화재의 존재를 확인한 뒤 모니터링을 시행 중이지만, 아직 34%밖에 마치지 못했습니다.
[김승수/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군 장병 중에 전문가들을 별도로 지정해서 전담 인력으로 관리를 한다든지 또 전문가로 하여금 주기적으로 군사 시설 내의 문화재에 대해서도 이렇게 확인 또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
전문가들은 당장은 추가 훼손이 없도록 관리 감독에 힘쓰면서, 장기적으로는 군부대 내 문화재 관리 전문 인력과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박경준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유진
박경준 기자 (kj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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