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M] 화재 유독가스 막는 '제연 댐퍼'..불법 개조 땐 큰일

2022. 10. 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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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지난달 26일, 7명의 사망자가 나온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사건, 피해자들의 사인은 모두 연기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됩니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고 대형 빌딩에는 화재가 나면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는 시설인 '제연 댐퍼'라는 게 설치돼 있는데요. 그런데 이 시설이 불법으로 개조되는 일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어, 화재 때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민경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대형 빌딩 계단실에 설치된 이 소방 시설은 제연 댐퍼, 그 중에서도 공기를 공급하는 급기 댐퍼입니다.

화재가 났을 때 공기를 불어넣어 피난 계단실의 기압을 높이는 장치인데, 높아진 기압을 이용해 유독가스가 다른 곳으로 퍼지는 걸 막는 시설입니다.

조작함을 열어보니 급기 댐퍼를 조작하는 스위치 외에 다른 제조사 로고가 찍혀 있는 장치가 보입니다.

제연과 상관 없는 다른 소방 장치가 엉뚱하게 급기 댐퍼 조작함 안에 들어와 있는 겁니다.

이 급기 댐퍼의 조작함 역시 급기 댐퍼와 상관 없는 장치들이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급기 댐퍼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성능인증을 받는 중요 소방 시설로 임의 개조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다른 장치를 끼워 넣는 임의 개조는 실제 화재 상황에서 오작동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인터뷰(☎) : 이택구 / 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급기 댐퍼 스위치만 (인증을) 내줬는데 그 위에 배기 댐퍼 스위치(외부 장치)가 와 있으니까 본 제품의 성능을 침해할 수 있는 거죠. 법적으로 권장하는 건 아니죠."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그런데 이것이 과연 한두 곳의 문제일까요? 저희가 지금부터 서울 시내 대형 빌딩을 무작위로 방문해 확인하겠습니다."

찾아간 빌딩은 총 20곳, 이 가운데 18곳에서 불법 개조된 급기 댐퍼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소방시설을 따로 설치하면 별도 보관함이나 전선을 배치해야 하는 등 작업량이 많아지다보니 시공 단계에서 이런 불법 개조가 사실상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 웅 / 국민의힘 의원(행안위) - "연기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시설입니다. 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

올해 전국에서 화재로 숨진 사람은 251명, 지난해 대비 24% 늘었습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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