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돈이 내 돈?!" 골치 아픈 가족 간 돈 문제 해결 방법

김우성 2022. 10. 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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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7:20~17:30)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2년 10월 4일 (화요일)

■ 대담 : 김한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네 돈이 내 돈?!" 골치 아픈 가족 간 돈 문제 해결 방법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가족 간의 횡령' 사건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방송인 박수홍 씨 관련된 친족 횡령 사건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친척은 호칭도 다양했고, 빈번히 교류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핵가족을 넘어서 1인 가구 시대로 완전히 접어들었지요. 하지만 여전히 친족, 가족 간에 발생하는 경제범죄에 적용되는 친족상도례 처벌 제한 조항이 있습니다. 이 친족상도례에 대해서 박수홍 씨 사건을 통해 법무법인 법승의 김한울 변호사와 함께 알아봅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한울 변호사(이하 김한울)>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먼저 오늘 사건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방송인 박수홍 씨의 친형이 구속됐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 김한울> 네. 최근 방송인 박수홍 씨의 친형이 박수홍 씨가 속한 소속사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돈을 가로채 빼돌렸다는 혐의로 구속 됐는데요. 관련 보도에 따르면, 박수홍 씨 친형 부부는 박수홍 씨가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법인을 30년 가까이 운영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기간 법인을 운영하면서 법인 재산이나 박수홍 씨 개인 재산을 빼돌려 100억 원을 상회하는 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를 보시면서 '가족끼리는 절도죄나 횡령죄 같은 재산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게 아닌가?', '30년 전 시작된 범죄면 공소시효가 지난 게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지신 청취자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사건과 관련해서 청취자분들께서 궁금해하실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 이승우> 바로 사건의 포인트를 짚어보죠. 이 사건이 '가족간의 재산범죄'란 점에서 특이한데요. 이렇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족관계인 경우에도 처벌을 할 수 있는 건가요?

◆ 김한울> 네,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먼저 '친족상도례'라는 용어를 알아야 합니다. 형법이 가족 간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마냥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취지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족관계인 경우에는 일종의 특혜를 주는 개념인데요.

◇ 이승우> 신분관계의 특혜가 있군요.

◆ 김한울> 네, 그렇습니다. 우리 형법상 어떤 사람이 절도나 사기, 횡령 같은 범죄를 저질렀어도 그 사람과 피해자가 친족 관계에 있으면 형벌을 면제해 주거나, 반드시 피해자가 고소가 있는 경우에만 법정에 세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일단 친형 부부가 법인 재산을 횡령한 부분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인'이라고 하는 표현 자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은 주식회사나 사단법인 같은 법인을 하나의 사람으로 가정합니다. 친형 부부가 법인 재산을 횡령했다면 피해자는 박수홍 씨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법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박수홍 씨 개인 재산을 횡령했다는 부분도 친족상도례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친족상도례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얼마나 가깝냐에 따라 특혜 범위가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형제는 동거를 하지 않는 이상 형벌을 면제해 주지는 않고,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해진다는 정도로만 혜택을 받는데 이를 '친고죄'라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박수홍 씨가 이미 형을 고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친고죄의 경우에는 범죄 행위가 종료되고, 범인을 알게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고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고소 기간을 준수했다면, 친형 부부를 법정에 세우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지게 됩니다.

◇ 이승우> 또 한 가지 궁금한 점이 바로 공소시효입니다. 30년 전에 횡령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공소시효가 지난 것 아닌 건가요?

◆ 김한울> 여기에서는 먼저 '포괄일죄'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범죄가 되는 행위를 여러 번 했다면 원칙적으로 그에 따른 범죄도 여러 개가 인정되는데요. 그렇지만 여러 번 범죄가 될 만한 행위를 했더라도 법적으로는 단 한 개의 범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포괄일죄라고 합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똑같은 사람을 똑같은 방식으로 속인 다음에 여러 날에 걸쳐서 1,000만 원씩 5번 돈을 받아갔다면 1,000만 원짜리 사기죄 5건이 성립하는 게 아니라, 5,000만 원짜리 사기죄 1건만 포괄일죄로 성립하게 되는 식입니다.

◇ 이승우> 범행 방식이나 의사의 동일성이 확인되어 포괄일죄가 성립이 되면,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어떻게 됩니까?

◆ 김한울> 포괄일죄는 마지막 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됩니다.

◇ 이승우> 최종 범죄 행위가 종료될 때부터 시작되는군요. 그렇다면 3, 40년을 따라 올라갈 수도 있겠네요.

◆ 김한울> 만일에 10년 전에 포괄일죄의 첫 번째 범죄행위를 했는데, 오늘 포괄일죄의 마지막 범죄행위를 했다면 오늘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것이지요. 정리하자면, 일단 친형 부부가 횡령한 기간이 무려 30년에 이르다 보니 전체 행위를 포괄일죄로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범행 방식이나 의사의 동일성을 요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30년간 구체적인 범행 방식이나 범죄의사가 다양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포괄일죄 하나로 묶기가 곤란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향후 재판에서 포괄일죄가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드린 대로 범죄 종료 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최근까지 친형 부부가 법인을 운영한 이상 시효 문제는 주된 쟁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승우> 네, 그러면 오늘 사건에 담긴 '법적 포인트'를 한 줄로 정리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우선, 부모와 자, 조부모와 손자와 같은 직계혈족, 본인의 배우자에 대해서는 형이 면제됩니다. 또 같은 집에 동거하는 친족, 동거 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경우에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형이 면제됩니다. 이러한 친족 관계가 성립되면, 수사기관은 수사를 하지 않고, 각하 또는 공소권 없음을 처리하게 됩니다. 또, '형 면제가 되는 친족 외'에 '8촌 이내의 나의 혈족 또는 4촌 이내의 인척'에 대해서는 범죄 종료시로부터 '6개월의 고소기간 제한'이 적용되는 친고죄에 해당하게 됩니다. 6개월이 경과하면, 수사와 처벌이 불가능해지게 됩니다. 오늘 방송인 박수홍 씨 관련된 '친족간 횡령' 사건을 다뤄봤는데요. 앞으로 이 사건 어떻게 될지, 법적으로 전망해 주신다면요?

◆ 김한울> 이 사건은 오늘 주로 다룬 친족상도례 외에도 여러 가지 다른 법적 쟁점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범죄 규모라면, 단지 박수홍 씨와 박수홍 씨 친형 부부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형수부터도 과연 친형과 공모를 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방조를 해서 도와준 것인지 문제가 될 수 있겠고요. 회사에 관련된 여러 직원도 공모 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을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쟁점을 내포한 사건이기에, 앞으로도 장기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한울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한울>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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