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만 살 수 있을 텐데..내년 강남서 청약 2800가구 쏟아진다

이가람 2022. 10. 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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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에 들어서는 '래미안 원페를라' 조감도. [사진 제공 = 삼성물산]
내년 강남권에 큰 장이 들어선다. 반포·서초·청담지역을 중심으로 2800가구가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면서다. 수요자들도 조건을 살펴보고 자금을 마련하면서 청약 준비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하지만 분양가격이 높아 대출이 불가능한 만큼 현금이 충분한 부자들을 위한 리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은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시행한다. 전체 1097가구 중 49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방배 5구역도 내년 중 일반분양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 3080가구 중 1686가구가 청약시장에 등장한다.

잠원동 신반포4지구와 반포동 신반포15차도 내년 중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각각 전체 3307가구 중 236가구와 전체 641가구 중 26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 역시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 1261가구 중 176가구를 내놓는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공시지가가 오르는 시기에 맞춰 분양가를 산정하기 위해 눈치를 보던 강남권 개발단지들이 부동산 하락장 본격화 조짐이 엿보이자 서둘러 분양 일정을 잡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점도 부담이 됐다.

그럼에도 주요 단지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6000만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 중반대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부분이 반영됐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청약 제도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분양가는 오르는데 규제는 강화돼 청약에 당첨이 된다고 해도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현재 분양가 9억원을 넘으면 공적 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에 현금 부자만 이익을 보는 구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예비 청약자들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현금이 준비된 대기자들은 분양가가 비싸져도 시세 차익이 어마어마한 데다가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 유리하다고 봤다. 반면 무주택자였던 기간이 길어 가점이 충분하고 생활권이지만 가용자금이 없어 포기를 고려하는 대기자들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비싸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부동산시장 흐름이 좋지 않더라도 시세 대비 저렴하기 때문에 완판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수요자들이 청약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 손질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권이 아닌 강북권에서도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중랑구 중화동 중화1구역과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73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에 적용하면 9억원에 달한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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