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국감] 野 "굴욕외교 박진 퇴장하라" vs 與 "순방성과 설명 기회줘야"

김세희 2022. 10. 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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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출석·尹 비속어 영상 공방
정회 선언 후 속개.. 파행 거듭
여야, 장외서도 성명서로 맞붙어
4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박진 외교부 장관의 퇴장 문제를 놓고 여야 간 대립으로 파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했다. 오전에는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던 박진 외교부 장관의 출석여부, 오후에는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중 발언과 관련한 '이 XX' 영상 재생 문제가 논란거리였다.

이날 국감은 여야 간 난타전으로 인해 오후 늦게까지 제대로 된 질의도 시작하지 못한 채 계속 공전했다.

이날 국감은 오전부터 시끌벅적했다. 박 장관의 국회 해임건의안 처리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박 장관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이재정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빈손외교, 굴욕외교, 심지어 막말외교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기대감도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며 "국회의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 박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도 "해외 순방 과정에서 나타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변명 과정은 국회를 능멸하고 모욕했던 그 발언의 연장선"이라며 "국회에서 가결한 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대로 앉아서 국감을 받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감에서는 퇴장하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장관을 적극 엄호하며 두둔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해외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며 "외교수장이 이 자리에서 우리 외교 정책과 순방에 대한 내용들을 소상히 국민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반드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의원은 "불법 탈법을 저지른 적이 없는 데 장관이 퇴장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이 외교부장관에게 질의할 수 없으면 차관에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정치공세"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이후에도 박 장관의 국감장 퇴장 여부를 놓고 약 30분간 공방을 벌였다. 결국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위원장이 오전 10시 36분께 정회를 선언했다.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장외에서도 성명서를 통해 맞붙었다. 민주당 의원들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박진 외교부 장관은 자진 사퇴해야'라는 성명서를 냈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단독으로 '민주당의 정치참사가 국익을 해치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성명을 통해 맞불을 놨다.

외통위 국정감사는 오후 2시 12분 속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막말' 파문과 관련된 영상이 문제가 됐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해당 영상을 틀겠다고 했다. 그는 "저희 보좌관이 질의 때 사용할 영상에 대해 국회 행정실 협조를 구했는데, 행정실장 측으로부터 위원장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 영상은 윤 대통령 미국 순방 때 영상이고, 이미 일반에 공개된 영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두 번, 세 번 자세히 들어달라고 했던 영상이기 때문에 못 틀 이유가 없다"며 "질의를 위해 영상을 틀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재정 의원도 "해당 영상에 대해 정당별로 주장하는 바가 있고 그에 대한 확신도 있다"며 "특정인이나 대통령을 모독하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영상 상영 자체를 부동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보탰다.

김석기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의원 발언이 아닌 3자의 음성은 반드시 위원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사전에 영상을 봐서 이상이 없으면 동의하겠다"고 발언했다.

윤재옥 외통위원장도 "여야 합의가 되면 트는 것을 관행으로 안다"며 "간사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조정식 의원은 "질의 내용을 사전 검열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본회의장에서는 영상은 틀 수 있되 소리는 안 들리게 하지만 상임위에서는 영상과 소리를 같이 트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결국 외통위 국정감사는 2시56분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 2시12분 외통위가 속개한 지 40여분 만이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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