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몰린 러.. "북극海서 핵실험 준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사용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포착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는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폴란드의 국방 전문 분석가 콘라트 무시카는 "이 열차가 핵 장비와 그 유지·관리, 수송, 부대 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며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 경고와 관련해) 서방에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러시아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위력이 약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해석한다.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의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회원국과 동맹국들에 러시아가 '지구 종말의 무기'라고 불리는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실험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포세이돈을 탑재한 러시아 잠수함 K-329 벨고로드는 북극해를 향해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는 러시아 북극해의 카라해 지역에서 실험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핵 전문가 앤드루 퍼터 레스터대 교수는 "제12총국 열차의 경우 서방국가들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개입을 멈추라는 경고"라고 평가했다.

서방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수십조원에 달하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미국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4대 등 6억2500만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지상전에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을 선언한 뒤,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선례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영국 비정부기구 전략지정학위원회의 제임스 로저스 연구소장은 "러시아가 현재 내리고 있는 의사결정의 질을 보면,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미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여러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터 교수는 "나토 동맹국들이 핵무기 사용으로 대응에 나선다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