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반도체 '신의 영역' 1.4나노급 진입.. TSMC 추월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1등 출사표]

장민권 2022. 10. 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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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단공정 생산력 향후 3배 제고
HPC·5G 등 비중 50% 이상 확대
모바일 의존도 낮추고 체질 개선
1라인 이어 2라인도 '셸 퍼스트'
삼성전자가 오는 2027년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계획을 발표한 것은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3나노를 양산한 것을 시작으로 향후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양산에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선단공정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늘리는 동시에 고성능컴퓨팅(HPC), 5세대(5G) 등 모바일 외 제품 비중을 50% 이상 끌어올리는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구조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초미세공정 기술 자신감 과시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탑재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가운데 2024년 3나노 2세대,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5년 뒤인 2027년이라는 시기를 특정해 1.4나노 양산계획을 외부에 공개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나노는 전기회로에 반도체 공정으로 새긴 최소 선폭으로 회로 선폭이 가늘수록 더 많은 회로를 그릴 수 있어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동일 면적의 웨이퍼(반도체 원판)에서 얻을 수 있는 칩 생산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성능과 전력소비량도 줄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1나노급은 '신의 영역'으로 불릴 정도로 공정 난도가 급속도로 상승해 수율(양품비율) 확보가 어렵다. 그동안 1나노 단위로 초미세공정 양산 시기를 밝혀오던 파운드리 업계가 0.1나노(옹스트롬) 경쟁을 벌이는 건 그만큼 1나노급 공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초미세공정 기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을 내린 후 1.4나노 양산계획을 공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4나노 양산 시기를 공개하면서 TSMC와의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또다시 한발 앞서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늦은 올 하반기에 3나노 양산에 들어갔다. TSMC도 5월 3나노 공정 연구개발팀을 1.4나노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1.4나노 양산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2027년 생산능력 3배 확대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는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고객·협력사·파트너 등 5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파운드리 포럼은 전 세계 주요 팹리스가 밀집해 있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에서 개최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TSMC를 넘기 위해선 초미세공정 점유율에서 앞서는 게 필수적이다. 전 세계에서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양산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일하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기준 올 2·4분기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3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10나노 밑으로 한정하면 격차는 6대 4 정도로 좁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 확보가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100여개인 파운드리 고객사를 2026년까지 3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7년까지 선단공정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늘린다. 이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1라인에 이어 2라인을 '셸 퍼스트'에 따라 진행한다. 셸 퍼스트는 클린룸을 선제 건설,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 설비투자로 안정적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또 HPC,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5G, 사물인터넷(IoT) 등의 제품 매출 비중을 50% 이상 키워 모바일 의존도를 낮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경쟁에서 TSMC를 한발 앞서갔지만, 수율관리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향후 두 회사가 초미세공정 주도권을 놓고 견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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