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호 칼럼] 그들만의 세상에선 '윤석열차'가 달린다
토마스기차마냥 열차 앞 부분이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다. 열차를 조정하는 기관사는 김건희 여사로 보인다. 승객들은 모두 검사들이다. 마치 제국주의 군인처럼 차창 밖으로 몸을 빼내어 칼을 들고 결기를 다지는 모습이다. '어린' 백성들이 혼비백산 흩어지고 있다.
최근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한 작품 '윤석열차'가 그리고 있는 풍경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생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풍자한 고등학생의 작품으로 느껴진다. 냉전시기 소련에서 시작된, 그리고 지금도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예술 사조를 보는 듯하다. "작가들이여, 영혼의 엔지니어가 되라"는 스탈린의 말이 떠오른다. '기승전김건희', '기승전정치보복'을 부르짖는 입장에서는 '윤석열차'만큼 단순 명료하게 세상을 설명하는 예술이 없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막후에서 조정하면서, 일본 순사처럼 칼을 든 검찰이 정치탄압, 정치보복에 앞장서고 있는 세상이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인 셈이다.
하지만 '윤석열차'는 일종의 상징 조작(image manipulation) 결과물이다. 이 작품을 그린 고등학생도 본인이 생각한 바를 풍자적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실체와는 다른 환영(幻影)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최근 상징조작의 일례는 바로 민주당이 발의하고 통과시킨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다. 있지도 않은 '외교 참사'를 존재하게 만들기 위해서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라는 실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169석의 민주당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장관 탄핵'이 아니라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외교 참사'의 실체가 없다는 점을 스스로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장관 탄핵은 헌법재판소에서 여부가 가려지는데 실체가 없는 외교 참사를 입증하지 못할 것이 뻔하기에 해임건의를 택했을 터이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MBC의 '자막 조작'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문맥 속에서 보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것을 굳이 '바이든'으로 들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야당은 "국가 최고 책임자가 며칠 전에 본인이 한 발언조차 기억을 못 한다고 하면서 참모들 뒤에 숨는 것뿐만 아니라 적반하장격으로 언론탄압에 나서고 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고 보고 있다.
이젠 모든 것이 정치탄압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까지 가동하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 탄압 ▶민주당 인사 탄압 ▶감사원의 정치·표적감사 ▶윤석열정부에 대한 공세 등으로 세분화해 대응하고 있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님을 직접 겨냥한 정치 탄압이 노골화하고 있다"(이재명 대표), "윤석열 정부의 충직한 사냥개임을 자인한 감사원의 칼끝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박홍근 원내대표)며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일부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에 불복하며 핵심 자료를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최장 15년간 못 보게 만든 건 애써 외면하고 있다. . 또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에게도 서면조사를 요구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체하고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고, 느낄 수 있지만 아예 완전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추정컨대, 지난 대선 때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말을 들으면서 비롯된 듯하다. 선거 국면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마치 딴 세상에 사는 사람, 다른 차원에 살고 있는 사람의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이 영부인의 조정 아래 검찰공화국을 만들어 칼 든 검찰로 정치탄압을 일삼고 감사원이 전직 대통령을 괴롭히고, 힘없는 국민을 압제하는 세상은 다중우주(Multiverse) 어디쯤에 존재하고 있을까. 정작 우리가 발을 딛고 살고 있는 현실 세상엔 '윤석열차'가 없다. KTX만 달릴 뿐이다.전략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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