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목돈 마련도 게임처럼.. 뻔한 적금? 펀한 적금!

강길홍 입력 2022. 10. 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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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동물키우기 게임 접목 인기
카카오뱅크, 저축 땐 캐릭터 획득 기회
케이뱅크 '기분통장' 색다른 재미 선사
신한·농협銀은 메타버스 콘텐츠 활용
토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 제공.
케이뱅크 제공.
신한은행 제공.

MZ세대 취향 저격 상품 봇물

저금리 시대에 외면받던 은행 정기적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으로 자금이 쏠리는 '역(逆)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도 거세진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시중은행의 적금 상품 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탓이다. 각종 우대금리를 더해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도 나타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기 예·적금엔 불과 한 달새 30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렸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797조1181억원으로, 8월 말(768조5433억원) 이후 약 한 달간 28조5747억원이나 불었다. 특판을 제외하고도 시중은행의 예·적금 최고 금리가 이미 연 4%대에 이르면서 시중 자금의 예·적금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주식, 코인 등 투자 열풍에 휩쓸렸던 MZ세대도 저축을 통한 목돈마련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금 조달 여건이 불리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조한 상품으로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적금을 게임처럼 즐기면서 돈 모으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것이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과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대표적인 적금 상품으로 꼽힌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은 가입 시 앱에서 동물의 알이 지급되며, 다음 날 알이 부화되면서 동물을 확인할 수 있다. 동물은 유령, 거북이, 문어, 망아지 4종 가운데 무작위로 지급된다. 6개월 동안 매주 자동이체 시 열 단계에 거쳐 자라며, 최종 만기 시 '전설의 동물'로 진화한다. 1990년대 유행했던 디지털 애완동물 육성 게임인 '다마고치'를 연상케 한다.

'키워봐요 적금'은 가입 시 계좌별명을 지을 수 있어 나만의 동물 친구의 이름을 설정하거나 적금 목표를 설정해 꾸준히 저금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울러 '친구와 함께 키우기' 기능을 통해 서로의 동물이 자라는 모습을 확인하며 저축을 서로 응원할 수 있다.

6개월 만기인 자유적립식 정기적금으로, 가입금액과 주 납입 이체 한도는 최소 1000원 이상 최대 20만원까지다. 납입한도는 월 최대 100만원까지며,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추가 적금할 수 있어 가입기간 동안 최대 6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적금 만기 해지 시 연 3% 금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출시 당시에는 금리가 높은 편에 속했지만 최근 금리 상승세로 비교적 낮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도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의 '지금 이자받기'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차별화 상품이다. '토스뱅크통장'을 보유한 고객은 매일 한 번씩 원할 때 즉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매일 남은 잔액을 기준으로 이자가 쌓이는 '일 복리' 구조라 자금을 많이 맡길수록, 또 이자를 매일 받을수록 유리하다. 은행 이자를 받기 위해선 긴 시간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깨주는 상품이다. 매일매일 이자를 확인하면서 은행을 통해 돈 모으는 재미를 느낀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토스뱅크 이용자 A씨는 "목돈을 넣어두고 하루에 쌓이는 이자로 매일 커피 한잔을 공짜로 먹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인 '26주 적금'은 매주 자동이체 금액이 일정하게 증가해 쌓이는 자유적금 방식이다. 가입금액은 1000원부터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 중에서 고를 수 있다. 26주 동안 매주 최초 가입9금액만큼 자동이체 금액이 증가하게 된다. 가입할 때 라이언·어피치·춘식이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선택하고, 매주 캐릭터를 늘려가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26주 적금은 파트너적금으로 진화하면서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파트너적금은 '이마트', '마켓컬리', '해피포인트', '카카오페이지', '오늘의집' 등과 제휴, 은행과 커머스를 결합한 상품이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파트너적금인 '26주적금 with 카카오톡'은 가입 후 납입을 1회만 진행해도 카카오톡 모바일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제공했다. 또 26주 만기 시 최고 연 3.70%의 금리와 함께 2개월 분의 '이모티콘 플러스' 이용권과 5개월 분의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 혜택을 받게 된다.

케이뱅크는 매일 기분에 따라 저금하는 '기분통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기분통장은 오늘 하루 느낀 감정 기록과 소액 저축에 대한 니즈가 강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이다. 기분통장은 그날 그날 '감정 이모지+메시지+저금 금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매일 느끼는 기분을 반영한 감정 이모지를 선택하고, 일기처럼 메시지를 적고 난 후 저금할 금액을 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기처럼 쓸 수 있는 메시지와 저금 금액은 고객이 직접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쌓인 저금 내역은 저금 할 때마다 적은 메시지를 통해 기분 변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분통장은 기존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한 종류로, 하루만 맡겨도 최대 한도 3억원까지 연 2.3% 금리가 적용된다. '용돈 계좌', '비상금 계좌' 등 용도별로 통장 쪼개기를 해 최대 10개까지 만들 수 있다. 매일 쌓인 이자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지급된다.

인터넷 은행들이 선보인 게임처럼 즐기는 적금 상품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으면서 시중은행들도 다양한 상품을 실험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출시한 'NH걷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은 설악산·지리산·한라산 등 전국 17곳의 산악형 국립공원과 제주 올레길 등을 실제 방문, 올원뱅크앱을 통해 이를 인증하면 인증 구역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 제공하는 상품이다. 농협은행의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도 방문구역에 포함시켰다.

신한은행이 다음 달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은 금융과 게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평가다. 시나몬에 접속한 고객은 미니 게임·미션 수행 등을 통해 가상 재화 '츄러스'를 얻고, 이를 활용해 적금·청약·펀드 등 가상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청약통장을 통해 메타버스 내에서 집을 살 수도 있다. 향후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가상머니를 현물로 전환하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될 전망이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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