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출인데.. JB금융그룹, 대부업 수준 이자장사
금리 15.9%.. 광주은행도 참여
신용 하위 10%이하 대상 상품
JB금융지주 소속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대부업체 평균 대출금리보다 높은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상품에 뛰어들었다. 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로 지나친 '이자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주로 취급하는 상품까지 손을 뻗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서민금융진흥원이 정책서민금융상품인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지난달 29일 출시한 가운데 현재 취급 기관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두 곳뿐이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신용점수 하위 10%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 최저신용자를 대상으로 1000만원 이내 대출을 공급하는 상품이다. 금융위는 기존 정책서민금융상품의 이용이 어려웠던 최저신용자를 지원해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최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피해 방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업체 수준인 연 15.9%에 달하는 금리 탓에 최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피해방지 목적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금융기관의 경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년간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2019년 연 17.6% △2020년 연 17.6% △2021년 연 15.1%였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대출금리는 지난해 대부금융기관의 평균대출금리인 연 15.1%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는 대출을 성실하게 갚으면 최저 연 9.9%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해당 금리도 최저신용자에 대한 지방은행 평균 대출금리인 연 8.46%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지나치게 높은 금리 탓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해당 상품 취급을 주저했고, 계열 저축은행 등을 통해 출시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금융권에서는 JB금융 소속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유이하게 해당 상품을 취급하겠다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두 은행 모두 JB금융지주 소속이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전산 구축 등에 앞서 있는 1금융권의 이점을 살려 저축은행에 한발 앞서 상품을 출시했다. 웰컴저축·하나저축·DB저축·NH저축은행 등은 올해 4분기에, 신한저축·우리금융저축·BNK저축·IBK저축·KB저축은행 등은 내년 상반기부터 해당 상품을 취급할 예정이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로 이자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지난달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8월 19개 은행 가운데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4.80%포인트)이었다. 전북은행은 첫 공시에 이어 두달 연속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광주은행의 예대금리차는 4.10%포인트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제외하면 전북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이번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으로 예대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통해 지나치게 높은 예대금리차에 대한 비판을 반박할 명분을 챙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기존 최저신용자 대출의 금리를 덩달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양정숙 의원은 "이미 지방은행의 경우 최저신용자인 신용등급 9~10등급에 대해 평균 금리 연 8% 안팎으로 대출해주고 있다"며 "지방은행이 최저신용자에 대해 기본 대출금리 연 15.9%의 고금리 상품인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대출로 유도할 경우 연체율 상승과 함께 보증을 선 정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대출신청자의 직업과 소득, 재산 상태를 감안해 기본 대출금리를 적용하도록 하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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