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정부의 '주거 안정 실현 방안' 먹힐까..평가와 반응

박합수 입력 2022. 10. 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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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주택 공급 밀집 지역. 사진 뉴스1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현 ㈜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 전 KB국민은행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정부는 8월 16일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을 발표했다.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인 공급·수요 인식 조사를 통해 품질 높은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해 내 집 마련의 장벽을 낮추겠다는 목표다. 추진 방안을 놓고 보면 이상적이다. 다만, 방안의 적절성과 시장의 수요가 충족될지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고 대응 방안을 살펴보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째, 현재 주택시장의 최대 문제로 소득 대비 높은 집값(74.2%)이 꼽혔다. 주택 가격은 지난 정부에서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두 배가량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예비 매수자가 구매력의 한계를 보이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둘째, 지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만족도는 불만족 비중(84.3%)이 높다. 과거 정책은 지나친 수요 억제책으로 일관한 측면이 있다.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요를 제한하는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다 보니 더 꼬여버린 형국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을 발표했으나 늦은 감이 있고, 여전히 도심 공급의 중심인 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는 끝까지 유지했다.

셋째, 주거 불편 문제에서는 층간소음 등 주택 품질(48.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족, 교통 불편이 다음 순위다. 층간소음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한 이슈다.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당장 거주하는 주택에 대한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넷째, 주택 공급 충분 여부에서 60.7%가 아니라고 답했다. 주택 공급 부족은 가장 큰 화두다. 2020년 전국 주택보급률은 103.6%(2019년 105%)다. 서울은 95%(2019년 96%)에 불과하다. 주택의 단위는 가구(세대)다. 가구는 매년 1~2인 가구 위주로 급격히 느는 추세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수요의 보조지표인 인구를 기준으로 대응한 결과로 보인다. 인구는 설령 줄지라도 지역별로 다르고, 가구는 대략 2040년까지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형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특히 희망 거주 지역인 도심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다섯째, 주택 선택 시 중요 요인을 가격(38.8%), 교통 편리성(26.6%)순으로 꼽았다. 일반적인 주거 선택 기준인 교통, 교육, 주거환경 등은 후순위다.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주택 가격을 중심으로 주거지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통상적인 조사에서는 교육이 교통과 더불어 선두를 다투나 차순위로 밀렸다. 결국 모든 기준은 주택 가격이다. 역시 가격을 낮추려면 공급 확대가 최우선 과제다.

여섯째, 필요한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은 재건축·재개발(40.0%),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택지 확대(23.9%), 역세권 등 도심지 개발(19.3%)순으로 꼽혔다. 세 가지는 병행해야 할 사업이다. 우선 재건축·재개발과 역세권 도심 개발은 거의 같은 사업으로 볼 수 있어 중점을 둬야 한다. 다만,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한 사업촉진책이 없으면 속도를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일곱째, 향후 주택 공급 시 선호 유형의 경우 아파트(70.1%)를 들었다. 주택 유형은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주택 등이 있다. 아파트 선호도는 다른 조사보다 낮게 나온 측면이 있다. 대부분 80% 넘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의 아파트 비중은 58.3%(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62.3%보다 4%포인트 낮다. 이유는 한마디로 재건축·재개발이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재도입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재개발 등 정비구역 상당수를 해제한 데 따른 결과다. 또한 집값 상승을 우려하여 사업 승인 등을 늦춘 것도 원인이다. 서울의 아파트 비중을 대략 70%까지 올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소형 공급량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결국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해야 한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현 방안을 발표했다. 첫째, 선호도 높은 도심에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정상화 착수와 도심복합사업 개편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신규 정비구역 지정 촉진, 재건축부담금 합리적 감면, 안전진단 제도 개선 착수, 신탁사의 정비사업 참여 활성화, 사업지원 및 조합운영 투명성 강화 등을 강조했다. 도심에서는 민간 도심복합사업을 신설하고, 공공 도심복합사업 보완을 추진한다.

신규 정비구역 지정은 사업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정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결과물인 재건축부담금을 폐지(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신청 단지 면제)하는 대신 합리적 감면을 택했다. 향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사업 활성화의 관건이다. 초과이익 환수는 같은 정비사업인 재개발에는 없다. 재개발은 열악한 정비기반시설을 확충한다는 이유로 면제(?)지만, 현실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새 아파트로 바뀌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격이 상승하고 개발이익이 조합원에게 속하는 것도 같을 뿐만 아니라, 구별의 실익도 없다. 궁극적으로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확대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결국 이런 관점에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안전진단의 경우 구조 안전성의 비중이 50%인데 30~4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사실 2018년 3월 5일 이전처럼 20%로 환원해야 한다. 제시한 수치는 개선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닌 상태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단지의 초기 진행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관문이다. 도심 공급물량 확대라는 절실한 목표를 달성한다는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

둘째, 교통이 편리하고 삶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우수 입지 공공택지 조성 확대, 신도시 정주 환경 개선, 지방 주거환경 개선, 재해 취약 주택 해소 대책 마련이다. 구체적으로는 신규택지 조성 확대다. 2023년까지 전국 15만 호 내외를 순차 발표하고, 택지조성 속도를 제고한다. 또한 기조성된 신도시의 교통 여건을 개선하고, 3기 신도시 등 교통시설을 조기 확충한다. 1기 신도시는 도시 재창조 수준의 마스터플랜을 2024년까지 수립한다.

향후 5년간 15만 호 확대는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3기 신도시 물량을 고려한 수치라 하더라도 적어 보인다. 주택 공급의 두 축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와 신도시 등 공공택지다. 수도권에 공급하는 158만 호 중 공공택지는 62만 호(40%), 민간택지는 96만 호(60%)다. 공공택지 중 3기 신도시는 공원녹지와 자족 용지를 축소하고, 용적률을 확대하여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이 방법을 통해 종전(약 35만 호)보다 약 15만~20만 호 정도 추가할 수 있다.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민간택지는 적절한 규제 완화를 하지 않으면 입주 물량과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빠른 속도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인허가 절차 개선은 긍정적이다.

1기 신도시는 현재 29.2만 호인데 10만 호를 더 늘리기로 했다. 도시 재창조는 기반 시설이 이미 갖춰진 상태로 변경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아파트 재건축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통합개발 등을 통한 용적률 확대가 주안점이 될 것이므로 속도는 좀 더 빨라질 수 있다. 다행히 1기 신도시 주변에 GTX 등 철도가 개통되므로 주택 공급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셋째, 주택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고, 소규모사업 추진 애로 요인을 해소한다. 주택 공급 촉진 지역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넷째, 끊어진 주거사다리를 복원한다. 청년 원가, 역세권 첫 집 공급을 추진하고, 임대·분양을 혼합한 민간분양 주택 신모델을 도입한다. 또한 토지임대부 주택 제도를 개선한다. 다섯째, 소득 3만달러(약 4300만원) 시대에 맞는 주택 품질을 확보한다. 층간소음에 강한 주택을 확대하고, 주차 편의 제고 및 공간 활용 용이성 확보, 공공임대주택을 혁신한다.

결국 핵심은 공급 확대다. 선호도 높은 도심 정비사업과 신도시 공급을 제때 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과감한 제도 개혁은 빠른 공급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3기 신도시의 자체적인 물량 확대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또한 입주 시기에 철도가 개통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분산 효과가 커진다. 공급 확대는 어느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주택 공급은 시장의 부침과 정권과도 상관없이 끊임없이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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