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친환경차 수출 올 34만대..한국과 겨우 5000대 差 맹추격

김기혁 기자 2022. 10. 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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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위협하는 中 '전기차 굴기'
내수서 해외 수출로 방향 전환
비야디 태국에 첫 해외공장 짓고
2만~3만불 보급형 모델로 공략
[서울경제]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태국에 첫 해외 완성차 공장을 세워 2024년부터 연간 15만 대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는 태국은 물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유럽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삼아 동남아 친환경 차 시장 선점에 나선 현대차도 비야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에 의존하던 중국 친환경 차 업체들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등에 업고 급성장한 토종 업체들이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동남아 중심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한국 완성차 업계도 만반의 대비책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자동차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의 친환경 차(NEV) 수출 규모는 올 1~8월 기준 34만 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7.4% 급증했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26.7%에 달했다. 특히 선진 시장 중심으로 차 수출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현대차그룹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수출 중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9%에서 올해 25%까지 상승했다.

중국의 추격에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친환경 차 수출 규모는 올 1~8월 기준 34만 6124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1.8% 늘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량에 비해 불과 5000대 많은 셈이다. 중국의 수출 증가세와 비교하면 올해 안에 역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 경쟁 수준도 계속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중 전기차 수출경합도지수는 2017년 0.75에서 2019년 0.62, 2021년 0.94로 점차 올랐다. 수출경합도지수는 특정 시장에서 양국 간의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두 나라 간 수출구조가 비슷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의 전기차 수출 시장점유율은 2019년 8.7%에서 2021년 7.0%로 하락했다.

중국 전기차가 약진하는 배경 중 하나로는 ‘가성비’가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창청자동차·상하이자동차그룹 등은 2만~3만 달러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를 동남아에 이미 출시했다. 중국산 전기차는 현지에서 인기가 높아 신차를 인도받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야디는 가성비 전기차로 유럽에서 테슬라 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 출시한 전기차 모델인 ‘위안 플러스’의 가격은 3만 8000유로(약 5350만 원)로 6만 유로 안팎에 팔리는 테슬라 모델Y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상당히 앞섰다.

이에 더해 기술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대중화에 필요한 기반을 전방위적으로 구축한 것이 비야디의 성장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안전성과 저비용을 내세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기반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개발하고 구동 모터·인버터 등 전동화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직접 설립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바이두와 협력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교체형 서비스가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중국의 신생 전기차 업체인 니오(중국명·웨이라이)는 유럽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배터리 교환소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는 고정 배터리를 내장한 전기차가 대부분이지만 중국은 방전된 배터리를 다시 충전하는 대신 지정된 배터리 교환소에서 미리 충전된 다른 배터리로 신속하게 바꿔 끼는 방식의 전기차 충전 모델을 국가정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가 잘 갖춰진 유럽에서 배터리 교환 서비스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인프라가 미비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략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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