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도사로 돌아온 구자철 "제 해설 기대하세요"

황민국 기자 2022. 10.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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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 고민되면 그냥 가세요.”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구자철(33)은 요즈음 2022 카타르월드컵 전도사로 불린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열리는 첫 ‘사막’ 월드컵. 잠시 카타르에서 뛰었던 구자철이 그 곳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한 번 가보라고 늘 추천해서다. 월드컵 현장을 직접 누빌 여유는 없다면, 자신이 그 아쉬움을 덜어줄 생생한 ‘가이드’가 되겠다고 했다.

K리그가 막을 내리는 11월, 구자철은 KBS의 카타르 월드컵 메인 해설자로 나선다. 구자철은 지난 3일 기자와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월드컵 해설은 제주에 입단하기 전부터 결정한 사안”이라며 “다행히 비시즌이라 편한 마음으로 해설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일한 현역선수 해설자…“소통이 내 무기”

사실 방송가에선 구자철이 해설계의 블루칩으로 불렸다. 다른 선수 출신들과 달리 방송용 언어를 구분할 필요가 없는 달변일 뿐만 아니라 한 차례 객원 해설자 참여한 A매치에서도 실력을 뽐내서다.

당시를 떠올린 구자철은 “천안에서 열린 A매치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정식 해설이 아닌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선을 그은 뒤 “해설이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단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자철은 A매치 휴식기가 잡힐 때면 서울로 올라가 쉼없이 해설 리허설을 하고 있다. 구자철은 “너무 짠 점수도, 과한 점수도 줄 수 없는 상태”라고 조심스러운 진단과 함께 “재미있는 해설, 다음 플레이가 기대되는 해설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설자로 데뷔하는 구자철의 무기는 역시 유일한 현역선수라는 타이틀이다. 이미 은퇴한 선배(MBC 안정환·SBS 박지성)들과 달리 직접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다보니 그야말로 살아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이 월드컵 본선에서 파격 전술을 내놓았을 때 미리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9월 A매치 2연전이 끝난 직후 선수들과 통화한 그는 “궁금한 부분이 있어 친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면서 “내밀한 부분이라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해설할 땐 다를 것”이라고 웃었다.

■이젠 벤투를 믿을 시간…“강인이는 나도 궁금해”

구자철의 소통 능력은 외국인 지도자인 벤투 감독도 ‘지인’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을 정도로 빼어나다. 실제로 그는 벤투 감독이 카타르를 방문했을 때 만나 속내를 털어놨을 정도다. 구자철은 “4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답답한 부분이 뭔지도 알게 됐다”면서 “모든 걸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월드컵까지는 벤투를 지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벤투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구자철도 조심스러운 대목은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 문제다. 구자철은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26명)의 윤곽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본다. 이제 남은 한 자리는 결국 이강인의 선발 여부”라면서 “강인이가 월드컵 본선에 갈지, 아닐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벤투 감독이 이번에 강인이를 안 쓴 것은 안 데려가겠다는 메시지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이강인을 둘러싼 과도한 선발 논란이 벤투호를 넘어 이강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강인이도 지금 참 힘들다. 냉정하게 강인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편하게 마음을 먹었으면 한다. 선수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없는 게 월드컵 무대더라”고 말했다. 구자철 역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막판 경쟁을 벌이다 낙마한 아픔이 있다.

■냉정한 구자철 “우리는 기적이 필요하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카타르월드컵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역시 성적이다. 우루과이(FIFA랭킹 13위)와 포르투갈(9위), 가나(60위) 등과 H조에서 남아공월드컵에 이은 원정 16강 재현이 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구자철은 “객관적인 전력만 따진다면 우리는 16강에 갈 수 없다. 우루과이와 포르투갈 멤버를 봐라. 그나마 1승 제물로 여겨지는 가나 역시 70% 이상이 유럽에서 뛴다”고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자철은 16강 진출이 불가능은 아니라는 희망도 남겨놨다. 손흥민(30·토트넘)과 김민재(26·나폴리)라는 공·수의 기둥이 버티고 있는 만큼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한국 축구의 전통을 믿고 가야 한다. 또 선수를 한 발이라도 더 뛰게 만드는 팬들의 존재가 우리의 기적을 일으킬 변수다. 구자철은 “여전히 난 팬들이 응원해줄 때 힘이 난다. 선수란 원래 그런 존재”라면서 “이번 월드컵에서도 팬들의 응원이 결과를 바꿀 것이라 믿는다. 나도 마이크를 들고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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