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팔던 차가 이제 남는다니..테슬라 향한 의심의 눈초리
생산량보다 2만여대 적어
"수요 줄어 남아돈다" 우려
주가 하루에 8% 이상 급락
테슬라는 "일시적 출고 병목"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 3분기에 인도량 34만3830대와 생산량 36만5923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도량이 팩트셋 기준 월가 전망치였던 37만1000대에 크게 미달하며 주가가 8.61% 폭락했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2.27%, 2.59% 반등하며 뉴욕 증시는 상승했지만 테슬라는 웃지 못했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량은 사상 최대다. 상하이 공장 봉쇄 영향을 받았던 지난 2분기(25만4695대)보다 크게 늘었고 지난해 3분기(24만1300대)와 비교해도 약 42.49%나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예상 대비 부진한 인도량을 테슬라에 대한 수요 감소 신호로 해석했다. 테슬라가 공장을 증설하며 생산량을 크게 늘렸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3분기 인도량은 생산량에 비해 약 6.43%(2만2093대) 적었다. 지난 2분기에는 차량 인도량이 생산량보다 약 1.53% 적었고, 1분기에는 인도량이 오히려 약 1.5% 많았다. 2020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 전체 생산량은 200만4146대, 인도량은 200만243대로 인도량이 약 0.2% 적다. 지금까지는 생산된 차량 대부분이 판매돼 고객에게 전달됐지만 올 3분기에는 물량이 창고에 쌓여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중국 수요 감소가 꼽힌다. 게리 블랙 퓨처펀드 대표는 배런스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여전히 생산하고 있는 모든 차량을 판매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판매가 다소 감소한 것 같다"며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에 중국 소비자들이 구입 시기를 미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테슬라는 중국에서 모델3와 모델Y를 구입했을 때 자동차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사실상의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테슬라는 기대보다 3분기 인도량이 적었던 이유가 '물류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공장을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물류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생산한 차량 중 일부를 판매하지 않았고 이를 4분기로 이월시켰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실적발표 자료에서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차량을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각 공장에서 차량을 인도하는 과정을 수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고 분기 말에 대기 중(in transit)인 차량이 많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차량에 대한 주문은 있었고 곧 고객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실적발표가 있던 날 트위터를 통해 "분기 말에 급하게 차량을 전달하면 고객 경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차근차근 안정적으로 대처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설명과는 달리 투자자들은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건 연구원은 "공급망 병목에 집중한 테슬라의 설명과 다르게 수요 감소에 대한 가능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기존 자동차 회사들과의 차이도 점차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테슬라의 중장기적 경쟁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과도해 보인다"면서 "여전히 자동차 재고 수준이 낮고 테슬라의 글로벌 대기 일수가 평균 3개월 수준에 달하며 수주 잔량(backlog)이 30만~40만대로 추정되기 때문에 재고 2만대를 소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실적발표까지 변동성이 있을 수 있으나 연내 미국에서 도심 자율주행 상용화가 예정돼 있고 4분기 판매량과 실적을 확인하면 수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린 영향에 전체 자동차 시장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량 구매 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 수요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JD파워 분석에 따르면 현재 신규 차량 구입 시 지불하는 이자는 약 5.7% 수준으로 전년 동기(4%) 대비 크게 증가했다. 토머스 킹 JD파워 연구원은 WSJ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차량당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보관액은 약 132억5092만달러(18조9000억원)로 전체 미국 주식 중 가장 많았다. 2위인 애플(약 43억409만달러)보다도 3배 이상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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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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