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서 중고플랫폼 품은 초록창, C2C 최강 아마존에 도전장 [네이버, 2.3조에 포쉬마크 인수]

윤선영 2022. 10.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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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유럽 이어 북미시장 개척 성공
이커머스 '아마존' 견제 위한 선택
웹툰·메타버스 분야는 팬덤 확보
콘텐츠 이어 C2C시장 확장 新동력

네이버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인터넷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콘텐츠는 물론 글로벌 C2C(소비자간거래)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명실상부한 빅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는 '글로벌 3.0'을 본격화하는 M&A(인수합병)로 평가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투자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지'와 '네이버가 해당 시장에서 1등할 수 있을지'인데 이미 이커머스 시장은 아마존이 차지하고 있기에 버티컬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C2C 플랫폼으로, 2011년 설립 이후 총 8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당근마켓'과 유사하다는 평이 나오지만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버티컬 영역이면서 커뮤니티가 강결합돼 있어 한층 진화한 C2C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1999년 창립 이후 포털을 중심으로 급성장했지만 좁은 내수 시장 한계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까지 맞닥뜨리며 도전과 변화에 직면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M&A를 적극적으로 단행해 왔다.

2000년 7월 온라인게임 회사 한게임과 인터넷 마케팅 솔루션 회사 원큐를 흡수합병하고, 검색 솔루션 기업 서치솔루션을 지분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게 대표적인 M&A의 첫단추다. 이어 2006년 6월 검색 전문 기업 첫눈, 2010년 라이브도어를 인수했는데 이는 2011년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내놓는 기반이 됐다. 네이버는 이어 2017년 6월 2000억원 이상을 들여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해 네이버랩스유럽으로 개편했다. 네이버의 유럽지역 최대 규모 투자 사례다. 이어 지난해 2월 코렐리야캐피탈을 통해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온라인 상거래회사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분 100%를 6500억원에 인수했다.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이 같은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웹툰, 메타버스(가상현실)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웹툰 사업의 경우 지난 2014년 미국에 '라인웹툰'을 선보인 이후 현재 네이버웹툰의 북미 지역 이용자 수는 14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까지 인수하며 약 1억8000만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올해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가입자수 3억명, 글로벌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 2000만명에 달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하이브와 협업하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도 국내외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콘텐츠에 이어 C2C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성장동력을 더 탄탄히 만든다는 구상이다. 포쉬마크를 앞세워 글로벌 C2C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성장 속도를 높인다. 네이버는 특히 포쉬마크가 디지털에 익숙한 글로벌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발전하고 있는 IT 기술과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의 결합은 MZ세대에게 각광받을 수 있는데 C2C 버티컬 커머스가 이 부분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또 C2C 시장은 아직 글로벌 최고 강자가 없는 만큼 네이버가 1등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포쉬마크는 매일 50만 건 이상의 새로운 판매 글이 게시되고 '좋아요'와 '공유하기' 등 소셜 인터랙션도 10억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포쉬마크 인수로 네이버의 글로벌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최 대표는 "IT 격전지인 실리콘밸리에서 기업 지분 100% 인수를 주도했다는 점은 네이버가 그간 잘 해오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시켜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경영진이 취임 후 맡게 된 첫 번째 숙제가 글로벌한 네이버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가장 먼저 이렇게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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