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가 이겼다"..풍산, 방산부문 분할 전격철회

김금이,한우람 2022. 10. 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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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이어 물적분할 무산

소액주주들의 반발 움직임에 풍산이 방산 사업부문의 물적분할 결정을 철회했다. 4일 풍산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 분할 절차를 중단하고 분할계획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풍산은 "최근 정부와 관계당국의 물적분할 관련 제도 개선 추진 및 향후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주주보호정책 전개 방향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풍산 관계자는 "최근 물적분할에 대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 입법 절차가 진행되며 시장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분할 방식과 관련된 소액주주와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분할 계획을 철회했다"고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풍산은 지난달 7일 방산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해 신설회사 '풍산디펜스'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풍산의 방산 부문은 수익성이 높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의 물적분할 규제 시행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됐다는 주주들의 비판이 커지자 해당 결정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달 4일 상장 기업의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경우 기업에 주식을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풍산은 해당 발표 사흘 후 물적분할 결정을 공시해 꼼수 결정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또 이달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류진 풍산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점도 사측에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풍산 주가는 물적분할 계획 발표일인 지난달 7일 3만450원에서 이날 2만64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해당 기간 13.3% 하락했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달 26일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겠다고 공시했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설계 부문인 팹리스를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분사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사업부 일부를 떼어 내 새 회사를 만들고, 신설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기업 분할 형태다. 기업가치에 변화는 없지만,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자회사를 상장하면 지주회사인 모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돼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김금이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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