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현의 창(窓)과 창(槍)]MZ세대의 테니스 열풍..실체는 문화의 새 바람!
자칫 흥행에 실패해 쪽박을 찰 수도 있었던 상황을 반전시킨 힘은 과연 무엇일까. 테니스에 매료된 젊은 팬의 유입,이게 바로 한국 테니스에 불기 시작한 새로운 바람의 실체다. MZ세대에 불기 시작한 ‘테니스 바람’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이전과는 다른 차별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로 변하기 시작한 한국 체육의 새로운 패더다임 전환에서 테니스는 향후 우리 체육의 지향점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열기는 국내 스타 플레이어의 경기력에 집중되는 특징을 지녔다. 그리고 단일종목 보다는 국제종합대회에 특화된 단기 폭발력이 스포츠의 열기를 대변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테니스 투어대회에서 뿜어진 열기의 양상은 확연히 다르다. 국내 선수보다 외국 선수에 대한 경기장 직관 소비가 두드러졌다. 이는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을 알리는 신호탄에 다름 아니다. 국내 스타플레이어의 경기력에 포커스를 맞췄던 과거의 경향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또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그건 테니스 문화가 비로소 싹이 트고 많은 젊은이들이 여기에 푹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과 다른 차별성을 표현하는 패션과 같은 다양한 테니스 문화는 개성 강한 젊은이의 취향에 잘 부합하고, 건강이라는 아름다움의 새 가치와 패러다임도 젊은 층이 테니스에 유입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테니스에 유입된 젊은이들이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관계의 폭을 넓히는 것도 테니스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 테니스는 스포츠라는 틀을 벗어나 산업으로 변신 중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산업 생태계를 꾸릴 정도로 체계적 몸집 키우기에 나선 테니스의 변신을 다른 종목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다.
두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한 주원홍(66) 전 대한테니스협회장도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외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기려는 문화가 비로소 싹이 튼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또 “테니스가 서울을 대표하는 명품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특유의 열정적인 응원에 선수들도 신바람을 냈다. ATP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린 일본의 니시오카 요시히토(27·세계 56위)는 “그 어떤 대회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한국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다만 ‘옥에 티’가 있다면 그건 인프라의 문제다. 1988서울올림픽 레거시로 남아 있는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은 프로 투어대회를 소화하기는 버거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 향후 두 대회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대회로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글로벌 테니스 축제를 치르기 위해선 인프라 정비가 절실하다. 이는 개인의 노력을 뛰어넘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는 문제다. 적어도 결승전을 치를 수 있는 센터코트는 현대식 인프라로 정비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해마다 약 50만명이 찾는 US오픈이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이벤트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다. 그랜드슬램대회의 품격에는 견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메트로폴리탄 서울을 대표하는 테니스 경기장의 체면과 자존심을 살리려면 개폐식 복합 돔구장으로 리모델링하는 게 어떨까 싶다.
스포츠 강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이다. 그 변곡점에서 테니스가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포츠의 숨은 코드는 배타적 권리의 향유라는 주장은 많은 걸 떠올리게 한다. 남과 다른 차별성, 그걸 즐기고 누리는 게 바로 문화 콘텐츠로서의 스포츠가 아닐까. 그 문화의 씨앗을 뿌리고 잘 가꿔야 스포츠가 성장하고 커진다. MZ 세대에서 불고 있는 ‘테니스 바람’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테니스에 부는 문화의 바람, 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스포츠의 힘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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