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애벌레를 먹지만요"..여행작가의 맛있는 인생 사유법

윤슬빈 기자 입력 2022. 10.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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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라고 하면 전 세계 산해진미만 골라서 맛볼 것 같지만, 때론 눈 질끔 감고 악취가 진동하는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신간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는 20년 넘게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갑수 작가가 여행 중 경험한 음식에 대해 때로는 짠하게 혹은 따뜻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그는 여행작가로 일하며 국내외 곳곳을 여행했고 온갖 음식 맛보았다.

이번 신간은 20년 동안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처음 선보이는 음식을 주제로 한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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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신간]
에티오피아의 민물회(최갑수 작가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여행작가라고 하면 전 세계 산해진미만 골라서 맛볼 것 같지만, 때론 눈 질끔 감고 악취가 진동하는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신간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는 20년 넘게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갑수 작가가 여행 중 경험한 음식에 대해 때로는 짠하게 혹은 따뜻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저자가 전하는 에티오피아 아와사(Hawasa) 여행 중에 차모 호수에서 잡은 민물회를 먹은 일화는 감정이 이입돼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유쾌하다.

이른 아침 현지 가이드의 성화에 호숫가에서 열리는 어시장으로 따라갔는데 쓰레기로 악취가 가득한 곳이었다. 놀랍게도 시장 한쪽 간이식당에서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회로 뜨고 있었는데 가이드가 이를 저자에게 권한 것이다. 요리사는 손바닥을 청바지에 문질러가며 생선의 비늘을 벗겼다.

저자는 사진을 찍으러 가다가 진창에 발이 빠졌는데 그날 밤 신발을 버리기도 했다. 악취 때문에 도저히 신발을 방 안에 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모 호숫가에 마련된 어시장(최갑수 작가 제공)
인도에서 맛본 애벌레(최갑수 작가 제공)

저자는 인도 어느 오지에서는 애벌레를 먹는다. 살아서 꿈틀대는 애벌레를 차마 씹지 못하고 꿀꺽 삼키지만, 애벌레는 그의 목에 걸린다. 다시 한번 목구멍에 힘을 주고 꿀꺽. 애벌레는 그의 식도를 따라 천천히 내려간다.

저자는 20년 넘는 여행길에서 낯선 음식을 먹기도 했고 지인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떠들썩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여행작가로 일하며 국내외 곳곳을 여행했고 온갖 음식 맛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 내렸다.

"우리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들어 주고 매일 매일의 피곤으로부터 위로해 주는 건 사랑이나 헌신, 열망 같은 거창한 명제들이 아니라 어쩌면 맥주나 두부, 토요일 오후 같은 소소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본문 38쪽)

저자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지인들과 자주 여행을 떠난다. 부산, 군산, 여수, 장흥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섭렵한다. 부산에 가면 요즘 뜨는 절영해안산책로엔 가지 않지만, 만두와 낙곱새집은 어떻게든 찾아간다. 아무도 모르는 빙장회를 파는 횟집을 찾아가 기어이 맛을 본다.

군산에서는 '홍집'이라는 오래된 선술집을 찾아가 주인아주머니의 기구한 사연을 들으며 맞장구를 치기도 한다. 여수에서는 여수 밤바다와 오동도에 가지 않지만 현지인들만 아는 중국집과 푸짐한 백반집을 찾아가 포만감을 느낀다.

최갑수 작가는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의 저서를 통해 여행과 인생, 사랑과 위로의 감정을 그려낸 작가이다. 이번 신간은 20년 동안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처음 선보이는 음식을 주제로 한 에세이다.

◇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 최갑수 지음 / 얼론북 펴냄 / 1만6500원

신간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얼론북 제공)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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