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반도체 공정 도입"

이정훈 2022. 10.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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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인텔 등과 최첨단 반도체 공정 경쟁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반도체 공정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최초로 3나노(㎚·10억분의 1m) 공정 개발 및 양산을 시작한데 이어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이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의 대중화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며 갈수록 커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 대만 티에스엠시(TSMC)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파운드리 사업 로드맵과 새 기술을 공개했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 계획을 밝힌 적은 있지만, 1.4나노 기술 적용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핀펫(FinFET) 방식 공정에서 벗어나 새 방식을 개발해 양산에 적용했고, 이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1105억달러에서 2025년 1592억달러까지 약 50% 늘어날 전망이다. 2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이 시장의 13%(매출 기준)를 점유해, 1위 티에스엠시(56%)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한때 19%(2019년 1분기)까지 올라 20%를 넘봤으나 지금은 낮아지며 티에스엠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티에스엠시는 스마트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를 설계하는 애플·퀄컴·엔비디아·에이엠디(AMD)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공정 개발 진행 상황에서도 앞을 다투고 있다. 티에스엠시는 올 하반기 3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2025년 2나노 공정 방식을 개발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3나노까지는 핀펫 방식을 유지하지만, 2나노 이후엔 삼성전자처럼 게이트 올 어라운드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 인텔은 2024년부터 2나노 공정으로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파운드리 시장을 티에스엠시가 장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대로 공정을 개발해 신뢰도를 쌓아 고객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고객 확보를 위해 2027년까지 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쉘 퍼스트(Shell First)’ 라인 운영으로 시장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린룸을 먼저 지어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해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을 쉘 퍼스트에 따라 진행하고, 향후 국내외 라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메모리 반도체 디(D)램에선 최첨단 제품 ‘에이치비엠(HBM)3’ 세계 최초 자리를 에스케이(SK)하이닉스에 내줬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이를 지난해 개발한 데 이어 올 6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엔디비아 등에 공급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의 하나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도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 23’에 자사 제품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 제품만을 쓰기로 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증권사 분석가는 “미·중 갈등 등 대외 변수와 함께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갖고 있던 초격차 경쟁력이 줄어들고, 파운드리 시장에선 더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실리콘밸리)을 시작으로, 7일에는 유럽(독일 뮌헨), 18일에는 일본(도쿄), 20일에는 한국(서울)에서도 ‘삼성 파운드리 포럼’를 열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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