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산후출혈..여성질환 혁신치료제 개발 앞장설 것"

정희영 2022. 10.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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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알리 오가논 CEO 인터뷰
수익성 탓 업계 관심 약하지만
우리가 혁신 선도해 성과낼 것
케빈 알리 오가논 CEO가 지난달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제23회 세계지식포럼 `회색코뿔소와 마주한 오늘, 미래의 가족을 위한 해법을 논하다`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전 세계 여성의 평균 수명은 약 80세입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에 폐경이 된다고 가정하면, 삶의 약 40% 기간을 폐경 상태로 살게 됩니다. 그런데도 현재 폐경으로 생겨나는 증상을 치료제는 호르몬치료제 외에 혁신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케빈 알리 오가논 CEO는 최근 진행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폐경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에게 혁신적 치료법이 제공된다면 사회경제적으로도 여성의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가논은 지난 2021년 6월 MSD에서 여성건강·만성질환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야가 분사하며 출범한 헬스케어 기업이다.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건강과 관련해 산후출혈·조산·자궁내막 질환·폐경 등이 주된 관심사다. 난임·불임 등에 대해서도 신체에 덜 부담을 주고, 비용을 낮추는 형태의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올해에만 세균성 질염 치료제와 유방암 치료제, 비호르몬 피임약 후보 물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여성 질환이나 여성들에게 특히 많이 발현되는 질환 등에서 충족되지 않는 수요가 있다고 봤다. 이 분야에선 혁신적 치료를 위한 투자도 많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은 수익성이다. 알리 CEO는 "제약산업의 목표는 인류에게 더 좋은 환경을 위해 투자하고 해법을 얻는 것"이라면서도 "사업체로서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암과 알츠하이머 등은 워낙 수요가 많은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가논은 여성 건강 측면에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기에 이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가 혁신을 통해 성과를 얻는다면 다른 기업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내 여성 임직원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유급휴가일로 지정하고 전 임직원이 자신의 건강과 주위의 여성건강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도 했다.

알리 CEO는 "여성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두고 있는 기업이기에 언행일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기업의 CEO를 자주 만나는 만큼, 그들이 오가논을 보고 자극받으며 오가논의 정책을 전파하는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인재 영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가논의 정책과 기업문화가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봤다. 지난 3월 한국오가논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성·재생산건강권리협의회'에 참여 협약을 하는 등 오가논은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알리 CEO가 바라보는 저출산 문제는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다. 이미 알고 있는 문제로 인해 큰 영향이 예상되는데도 여전히 해결 되지 않는 위협을 의미한다.

알리 CEO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 걸쳐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임신과 출산을 여성 문제, 생식 관련 건강 문제가 아니라 경력단절과 가사문제 등 여러 사회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살필 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색코뿔소의 다른 대표적인 예로는 지구 온난화가 있다. 지난 수십년간 많은 과학자들이 문제를 지적하고, 심각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라며 "출산율도 마찬가지다. 심각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이 됐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개인의 여건이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의 예시를 들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정부는 남녀 모두에게 유급 육아휴직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고, 풍부한 보육 지원을 통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게끔 도와주는 체계를 마련했다. 임신과 출산을 여성의 문제, 생식 관련 건강 이슈가 아닌 사회 여러 요소를 통합적으로 살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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