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작업 한번에' 의약원료 명품공장 '우뚝'

김시균 입력 2022. 10. 4. 17:27 수정 2022. 10. 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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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텍 세종공장 가보니
첨단 품질관리·제조공정 구축
일반공장 10단계 걸리는 과정
단번에 진행, 폐기물도 급감
당뇨치료제 등 핵심 원료 생산
모듈3 증설로 150톤 체제 갖춰
올해 매출 첫 2000억 돌파 기대
내년 모듈4 증설, 생산량 2배로
해외 업체로 보낼 제품(원료의약품)을 포장하는 SK바이오텍 직원들. [사진 제공 = SK바이오텍]
굳게 닫힌 회색 문을 여니 제약·바이오 업체의 치료제 원료들이 성인 몸체보다 큰 원통형 용기에 담겨 수북이 쌓여 있었다. 용기가 올려진 붉은 덱(deck)마다 바코드가 부착돼 어느 회사 어떤 원료가 얼마나 저장돼 있는지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SK바이오텍은 당뇨병·역류성식도염 등 각종 치료제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회사다. 따라서 원료들의 품질 유지와 검증이 이뤄지는 원료 보관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기자를 안내한 SK바이오텍 관계자는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원료는 3층 냉동·냉장 보관소(2∼8도)에 따로 저장한다"며 "온도에 맞춰 보관된 원료들은 분석을 거친 후 품질에 문제가 없으면 의약품으로 제조되기 위해 공장으로 옮겨진다"고 설명했다.

1공장 3층 웨어하우스를 지나 도착한 4층은 진입 절차가 무척 까다로웠다. 위생 관리를 위해 무진복, 무진화, 무진모를 두 겹씩 껴입어야 하는 데다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공기 차단 시스템 '에어로크'를 수차례 느린 걸음으로 통과해야 했다.

그렇게 다다른 모듈에는 1층 설비로까지 연결된 커다란 은색 원통 모양의 회분식 반응기가 놓여 있었다. 회분식 반응기 뚜껑을 열어 고체·액체·기체 형태 원료를 넣으면 그 원료가 배관을 타고 1층까지 내려오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식이다. SK바이오텍 관계자는 "1층으로 내려온 원료는 고체와 액체가 공존하는 형태가 된다"며 "작업자들이 해당 원료를 건조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맞춤식 포장을 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세종 공장의 경쟁력은 연속 공정 기술과 높은 품질 관리 역량이다. 일반 공장이 제품 1t을 만들려면 100㎏씩 나눠 열 번 작업을 해야 한다면, 이 회사 연속 공정 기술은 원스톱으로 의약품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공정마다 끊김 없이 제품 생산이 가능하므로 비용과 생산성, 품질, 안전성이 뛰어나고 폐기물 배출량도 대폭 줄어든다.

엄무용 SK바이오텍 생산부문장은 "당뇨병 치료제, 역류성식도염 치료제의 핵심이 되는 원료의약품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혈전증 치료제, 항바이러스제, 심혈관 치료제, 각종 항암제 등 원료의약품도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주 계약된 업체 수는 비공개지만 99%가 해외 업체라고 한다. 고객 중 65%가 미국, 30%가량이 유럽으로 한국 공장에서 생산된 대부분 제품은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 수출된다.

현재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은 8만3700㎡ 규모를 자랑한다. 쇄도하는 해외 발주에 부응하기 위해 562억원을 들여 2년에 걸쳐 모듈3를 증설한 끝에 기존 100t 규모에서 150t 규모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원료 의약품을 해마다 생산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약 1500억원에서 올해 약 2200억원으로 연매출이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SK팜테코 한국 자회사로서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은 모듈1·모듈2로 구성된 1공장과 모듈3·모듈4로 구성된 2공장으로 나뉜다.

황근주 SK바이오텍 대표는 "내년 하반기에는 모듈4 준공을 완료해 생산 역량을 200t 이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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