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으로 얼룩진 외교부 국감..박진 장관 퇴장 요구와 비속어 영상 상영 문제로 2차례 정회[국감 2022]

유신모 기자 2022. 10. 4. 17: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동영상 상영에 대해 여야 간사 합의를 거치도록 결정한 윤재옥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국감장 퇴장 문제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 상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두 차례 정회되는 등 파행으로 얼룩졌다.

이날 국정감사 개의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해임결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해 국감장에서 퇴장하고 장관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미 해임건의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혔고 해외 순방에 대한 주무 장관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맞서 시작부터 난타전이 벌어졌다.

야당 간사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회의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윤석열 정권의 빈손 외교, 굴욕외교, 심지어 막말 외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정권에 대한 기대감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국회의 권위, 의회주의를 존중하고 헌법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박 장관에 대한 회의장 퇴장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해외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며 “박 장관이 이 자리에서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거친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 반복되자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위원장은 “이 상태로는 국감을 진행할 수 없으니 여야 간사와 협의해 속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회의 시작 30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는 오후 2시쯤 속개됐으나 이번에는 자료 신청과 영상물 상영 문제를 놓고 여야가 다시 충돌했다. 야당이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영상을 상영하겠다고 하자, 여당은 이를 제지했고 윤 위원장은 여야 간사 합의를 거쳐야 영상을 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통상 본회의에서는 제3자의 음성을 끈 영상을 틀 수 있고 상임위에서는 음성을 포함한 영상을 질의에 함께 사용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위원장이 부당하게 의정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이미 일반에 다 공개된 것이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다시 들어봐 달라고 했던 영상인데 못 틀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위원장이 제지할 권한이 없다”면서 “이건 여야 간사간 협의 사항이 아니며, 위원장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의원은 “국정감사 한두번 한 것도 아니고, 저도 영상을 튼 적이 있는데 그 때 위원장과 여야 간사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영상을 봐서 이상이 없으면 동의하겠으나 매우 부적절한 음성이면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해당 영상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견이 있는 만큼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시작하면서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지적하는 영국 BBC 방송의 영상을 틀었으나 음성이 제거된 상태로 나오자 곳곳에서 다시 고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윤 위원장은 여야가 이 문제를 따로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의 속개 40여분 만에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 간사단은 협의 끝에 4시10분쯤 감사를 재개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