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 회화'로 유명한 단색화 작가 김태호 전 홍익대 교수 별세
단색화 작가로 잘 알려진 김태호 전 홍익대 미대 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유족과 미술계에 따르면, 김 전 교수는 지난 달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투병 생활을 해오던 부산에서 이날 오전 타계했다.
서울의 표갤러리에서는 지난 달 15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개인전 ‘질서의 흔적’이 열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작품전이 마지막 전시회가 되면서 미술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고인은 1948년 부산 출신으로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이후 추상화가로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면서 1987년부터 2016년까지는 홍익대 미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퇴임 이후 김태호 조형연구소 대표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일명 ‘벌집 회화’로 불린 자신 만의 독특한 단색화 작품인 ‘내재율(內在律, Internal Rhythm)’ 시리즈로 미술계 내부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내재율’ 연작은 여러 색의 물감을 캔버스 위에 반복해서 올리고 다시 깎아내는 기법을 통해 씨줄과 날줄의 일정한 격자무늬가 다양한 색조와 함께 요철을 이룬다. 씨줄과 날줄이 형성하는 격자무늬의 수많은 작은 공간들은 벌집을 연상시키면서 한편으로는 화면 속에서 미묘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고인은 수십 차례의 국내외 개인전·단체전에 참가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영국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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