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학 안보여" vs "블랙리스트 수사 확대"..과방위 국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 4일 세종서 열려
'블랙리스트 수사' 확대, '과학계 구조조정 압박' 멈춰야
5G 품질서비스, 클라우드 보안인증제 세분화 비판 쏟아져
업무보고 전자 파일 못 찾아 정회하기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첫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의 과방위 불참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야당에서는 각각 “과학이 안 보인다”와 “블랙리스트(감시대상 명단) 수사 확대”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하며 맞섰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서 여당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공언한 항공우주청 경남 사천 설치, 과학계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과기정통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고, 야당에서는 과학계 출연연구소 구조조정을 압박하지 말아야 하며, ‘과학 중심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과학중심 국정 운영 안 보여

이날 야당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과학기술 중심 국정운영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축소되고, 민간 과학기술혁신위 설치 폐기 등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공공기관 혁신과 맞물려 연구 현장을 압박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조승래·정필모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기획재정부 지시에 따라 출연연 25곳에 정원 감축안을 제출하고, 제출하지 않으면 강제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시사해 압박한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여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과학계 블랙리스트에 속한 주요 기관장의 사퇴를 종용한 인물에 대해 감사원 감사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의원 등은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과학계 ‘블랙리스트’와 사퇴 종용 수사에 과기정통부도 관행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우주청 신설과 유치 지역을 놓고는 여야 의견이 엇갈렸다. 하영재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국정과제에 포함된 항공우주청 경남 사천 신설을 과기정통부가 대통령실과 논의해 정부조직개정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한 반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우주 예산이 많지 않고, 전체 우주산업의 세계 점유율도 작다”며 “우주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만들려면 이미 구축된 우주산업을 연결해야 하며,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같이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5G 요금제와 품질,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 거론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5G 요금제 품질 등을 놓고 여야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김영주 민주당 국회의원과 허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은 5G의 지역별 편차, 스크린도어 안전 문제, 5G 이용자들의 낮은 만족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규제 완화와 관련해 윤영찬·박찬대 등 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집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클라우드 보안인증제도를 세분화하면, AWS(아마존웹서비스), MS 등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지배력만 키우게 되니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국감 업무보고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컴퓨터속 보고 파일을 찾지 못해 정회하는가 하면 업무보고에 쓴 ‘넛크래커’라는 표현를 두고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이문서가 없어 한눈에 업무보고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