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인류 생존 위협할 러시아의 핵 사용, 반드시 막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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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영토 편입 주민투표를 하고 합병을 선언한 것 역시 핵무기 사용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이 높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푸틴이 어떤 핵이라도 사용할 경우 이는 러시아에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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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둠스데이(최후의 날)'로 불리는 러시아의 핵 어뢰 장착 스텔스 핵잠수함 '벨고로드'가 백해 기지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고,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사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4일 잇따랐다. 지난달 2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영토 편입 주민투표를 하고 합병을 선언한 것 역시 핵무기 사용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이 높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을 때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했을 경우 러시아는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었다. 이번에 주민투표가 실시된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자포리자, 루한스크공화국, 도네츠크공화국에 우크라이나가 탈환 작전을 감행할 경우 푸틴은 이를 자국 영토에 대한 침공이라고 우길 근거를 갖게 된 셈이다. 푸틴은 지난달 30일 크렘린궁에서 이들 4개 점령지에 대한 합병을 선언하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두 번 사용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괴한 선례를 남겼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노골적인 핵 사용 위협에 다름 아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은 러시아에 불리하다. 푸틴의 합병 선언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공화국 리만 지역을 탈환했고 루한스크 수복을 위해 진격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재래식 무기로는 전쟁을 몇 달간 끌기도 힘들 것이라고 한다. 푸틴으로서는 이 전쟁에서 패배하면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은 물론, 전범 책임까지 져야 할 상황이다. 그가 모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전술핵(1메가톤 이하)을 쓸 것인지, 전략핵(1메가톤 이상)을 쓸 것인지의 선택만 남았다고 한다.
러시아는 6천 개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을 위시한 나토 동맹국 전체의 탄두 보유량에 버금간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푸틴이 어떤 핵이라도 사용할 경우 이는 러시아에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서방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각국의 복잡한 국내 상황은 국제 정세의 불가예측성을 높인다. 만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핵으로 대응할 경우 이후 벌어질 상황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한 마디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이다.
푸틴의 그릇된 야욕으로 이미 수 만 명의 무고한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전 세계는 유례없는 식량ㆍ에너지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마당에 핵보유국이 비보유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전 세계는 '핵 불신'의 늪에 빠질 것이다. 핵 비보유국의 핵무장 무한 경쟁은 불 보듯 뻔하다. 제어할 수 없는 핵은 결국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푸틴은 이 죽음의 질주를 당장 멈춰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도 푸틴의 핵 사용만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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