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윤석열차' 수상에 경고한 문체부.."표현의 자유 침해"

정혁준 2022. 10. 4. 16: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에 상을 주고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를 비롯해 선정 과정 조사에 나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체부는 4일 설명자료를 내고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행사 취지에 어긋난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하며 신속히 관련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체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수상 과정 조사"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집 갈무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에 상을 주고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를 비롯해 선정 과정 조사에 나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체부는 4일 설명자료를 내고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행사 취지에 어긋난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하며 신속히 관련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앞서 3일 폐막한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장에 내걸린,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화제를 모았다. 이 그림은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기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려가고 있고, 기차에 놀란 시민들이 피하는 모습을 담았다. 기차를 조종하는 기관사 자리엔 김건희 여사로 보이는 인물이 앉아 윤 대통령에게 뭔가 말하고 있고, 뒤로는 4명의 검사가 줄지어 칼을 든 채 타고 있다.

이 작품은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지난 7~8월 진행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지난 1일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진행됐으며, 수상작은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9월30일~10월3일) 한국만화박물관 2층 도서관 로비에 전시됐다. 수상작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무작위로 추천한 심사위원들이 평가해 선정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쪽은 “심사위원은 공정성 강화를 위해 심사위원 풀에서 선정된다”며 “이 작품뿐만 아니라 매년 수상작은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에 전시하고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비록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지만, 국민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원이 지원되고 있고 공모전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며 정부 지원 행사임을 내세운 뒤 “문체부는 이 행사의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함께 고지했다.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처를 신속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의 이런 태도를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찬휘 만화평론가는 “공기관 공모전에 출품한 개인 작품을 두고 경고하는 건 전도유망한 만화가의 싹을 자를 뿐 아니라 공기관 공모전엔 정치적 소재 작품을 내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창작자들에게 모욕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