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술핵무기 카드 쓰려 한다면 서방에 바로 포착된다-블룸버그
전술핵 사용하더라도 우크라 항복 안 할 수도..美와 냉전 각오해야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성공적으로 반격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린다면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술핵무기 카드를 푸틴이 선택한다고 해도, 그전에 사용 징후가 미리 포착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저위력 핵무기는 러시아 전역 약 12곳의 창고에 보관돼 있다. 만약 러시아가 이를 사용하려고 결정하더라도 창고에서 발사대까지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며, 서방의 눈을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파벨 포드빅 유엔 군축연구소 핵 안보 전문가는 "어느 정도 준비 상태가 되면 필요한 경우 며칠 동안 무기는 저장 시설에서 꺼내어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며 "이는 인공위성 등으로 탐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등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징후는 없으며, 핵위협이 그저 수사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봤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공세를 강화해 전진하자 러시아는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위협은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패를 갖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연합이 분열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점령지 병합 조약식에서 러시아 영토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러한 고육지책에도 우크라이나는 최근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조금씩 이겨나가고 있다. 특히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러시아는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위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드미트리 트레닌 러시아 외교국방정책협의회 소속 전문가는 지난주 논평에서 "우리의 상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두려움"이라며 러시아 정부에 핵무기 사용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는 약 1900개 이상의 전술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전술핵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뒤집기에는 충분치 않을 수 있지만, 푸틴은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에게 충격을 주어 후퇴를 시키려 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부 관계자는 푸틴이 만약 전술핵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우크라이나의 군사 목표물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전술핵은 최소 생산량이 10킬로톤이며, 이는 TNT 1만톤에 달할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15킬로톤 원자폭탄 위력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군비통제협회의 대럴 킴볼 전무이사는 "전술핵은 작은 핵이 아니다"며 "이는 히로시마 이후 우리가 목격한 어떤 것보다도 더 나쁜 것"이라고 말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일본도시의 12㎢가 파괴됐으며, 인구 7만명이 사망했다. 이후 피폭된 수 만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저위력 핵무기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덜 해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면서 러시아가 전략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로 우크라이나를 패배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러시아 본토까지도 방사능에 노출하는 악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할 경우 "파국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21일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핵으로 반격하진 않겠지만, 흑해 함대나 크름반도의 러시아 기지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싱크 탱크인 PIR 센터(The Russian Center for Policy Studies)를 이끌고 있는 예브게니 부진스키는 러시아가 전술핵 사용이라는 위험한 카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은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 공격을 강화하거나, 발전소를 파괴하고, 서방의 무기를 지원받지 못하도록 철도 등을 공격하는 것을 들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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