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인플레법 본격화 전부터 미국 전기차 판매↓

박순봉 기자 2022. 10.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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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현대차와 기아의 9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내연기관차 등 총 판매량은 늘어난 가운데 전기차 판매만 줄었다. 시점상으로는 지난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후 한국산 전기차가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세액공제 혜택을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 걸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월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가 미국에서 1306대 팔렸다고 4일 밝혔다. 지난 8월에는 1517대, 지난 7월에는 1984대가 팔렸다. 9월 판매량은 7월보다는 30% 이상, 8월 대비는 14% 줄어든 수치다. 기아의 전기차 EV6도 감소세다. EV6은 9월 1440대가 팔렸다. 7월에는 1716대, 8월에는 1840대가 팔렸다. 9월 판매량은 8월 대비 22% 줄어든 수치다.

반면에 현대차그룹의 9월 미국 자동차 총 판매량은 늘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는 9월 미국에서 총 12만642대를 판매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1% 증가했다. 현대차는 6만4372대로 9.7%, 기아는 5만6270대로 6.4% 늘었다. 전기차 판매는 줄었지만 내연기관차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전기차 판매만 감소하면서 보조금 혜택을 못받는 IRA 여파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올 8월16일 시행된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약 10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도록 정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의 9월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한 배경에 IRA 영향은 아직 적은 것으로 본다. IRA 피해가 아직은 크지 않고, 충격이 본격화하지도 않았다는 판단이다. 미국은 연말까지 정산해서 내년 4월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구매할 때 바로 가격을 깎아주는 한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식과는 달리, 내년에 소급을 받는 식이어서 아직 IRA 충격이 두드러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소비자는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을 알고 미리 미국산 전기차를 선택했을 개연성은 있다.

일단 9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의 주요인은 아이오닉 5와 EV6의 신차 효과가 감소하고 있고, 공급 물량도 부족했던 점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는 6월부터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신차 효과가 감소한 결과”라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물량이 부족했던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6 출시를 앞두고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이 줄고 있었다는 점이 영향을 준 셈이다.

IRA 여파는 앞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연말이 다가오고, 내년이 되면 세액공제 혜택을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 여파는 아직까진 미미할 걸로 보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건립 중인 현대차는 2025년에야 완공할 것으로 예상돼 IRA가 유지되면 그 뒤에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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