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첫 암센터 건립..투자는 미국이, 수술은 한국 의사가 한다

정재호 2022. 10.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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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최초의 종합 암센터가 한국 의료 인력에 기반해 건립된다.

그동안 해외 의료 인프라의 직접 투자에 대해 보수적이던 베트남 측이 자국 내 최초의 민간 암센터 건립에 전격 동의한 것이다.

황 대표는 "한국 의료진의 암 수술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병원의 직접투자를 금지한 사학법 때문에 그동안 해외 진출이 어려웠다"며 "베트남 암센터는 일자리 부족에 신음하는 한국의 젊은 의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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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헨리포드 재단과 한국 의료진 '의기투합' 
2026년 1차 완공, 서울대병원 등 인력 공급 
10만 베트남 교민, 의료 서비스 안정화 기대
베트남 하노이에 처음으로 건설될 종합 암센터 계획도. '춘풍 메디컬 콤플렉스·암센터 프로젝트'. 국제 컨소시엄 제공

베트남 최초의 종합 암센터가 한국 의료 인력에 기반해 건립된다. 베트남은 공공 보건 분야의 선진화, 한국은 의료 인력의 해외 진출이라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특히 암센터 완공 시, 낙후된 의료 서비스에 고통받던 베트남 거주 10만 한국 교민들의 '삶의 질'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美 미시간대 병원 시스템 이식될 '한미 하노이 암센터'

지난 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춘풍 메디컬 콤플렉스·암센터 프로젝트' 국제 컨소시엄을 총괄하는 황기선(아래 왼쪽) 대표와 응으에부이 하노이의대 암센터 소장이 암센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이들의 뒤에는 왼쪽부터 판카지 인도 투자그룹 대표, 박수민 ImAI 메디칼 그룹 대표, 브래들리 랄동드 미국 투자그룹 대표, 응우에링 베트남 암수술 전문의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4일 베트남 보건계에 따르면, '춘풍 메디컬 콤플렉스·암센터 프로젝트' 국제 컨소시엄 대표단과 베트남 의료 분야 대표는 지난 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암센터 건립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동안 해외 의료 인프라의 직접 투자에 대해 보수적이던 베트남 측이 자국 내 최초의 민간 암센터 건립에 전격 동의한 것이다.

춘풍 프로젝트는 하노이서 현지 병원을 운영 중인 황기선 마취통증과 전문의(박사)가 미국 등 투자그룹을 유치해 암센터 설립을 기획·추진하는 사업이다. 현재 황 박사는 국제 컨소시엄 대표로 부임, 프로젝트를 총괄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될 '한미 하노이 암센터(가칭)'는 하노이 중심지인 미딩 지역에 짓는다. 총 투자비는 3억 달러이며, 2026년 300병상 규모의 암센터 본관을 1차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암센터는 각종 암 질환에 대한 진료와 치료를 기본으로, 수술까지 모두 진행한다. 여기에 치과 및 요양병원과 요양 가족들을 위한 아파트와 각종 재활센터도 건설될 예정이다.

암센터 투자는 미국의 비영리의료단체인 '헨리 포드 헬스케어' 재단과 미시간 대학병원이 주관한다. 여기에 인도 전역에 34개의 해외 병원을 유치한 라젠 가디옥 팀과 싱가포르·홍콩 자본도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했다. 암센터의 진료 및 수술 시설은 미시간 대학병원의 시스템이 이식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의료 인력은 한국이 담당한다. 현재 컨소시엄은 한국 보건산업진흥원 해외진출팀의 자문을 바탕으로 △서울대분당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인하대병원 △단국대병원 등과 의료진 파견을 위한 구체적 방식을 협의 중이다.

황 대표는 "한국 의료진의 암 수술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병원의 직접투자를 금지한 사학법 때문에 그동안 해외 진출이 어려웠다"며 "베트남 암센터는 일자리 부족에 신음하는 한국의 젊은 의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암센터 개원, 韓 교민들 안정된 삶 가능"

지난해 8월 부족한 의료시설을 대체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지어진 코로나19 야전병원의 모습. VN익스프레스 캡처

한미 하노이 암센터는 베트남 전역에 거주 중인 10만 한국 교민에게도 희소식이다. 베트남은 급격한 경제성장과 달리, 의료와 보건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나라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현지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는 베트남의 낮은 의료기술과 부족한 병원시설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열악한 의료 환경은 현지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교민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대다수 교민들은 단순한 건강검진을 포함, 치과 등 기본적인 치료를 위해 매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가는 실정이다.

황 대표는 "암센터가 개원하면 한국 교민들은 최신 시설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각종 진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10만 교민이 현지에서 조금이라도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언어 등에 대한 접근성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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