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요금 '1만원', 기사님들 돌아올까..한밤 택시 전쟁에 '초강수'
[편집자주] 서울에서 심야시간 택시를 호출하면 5명 중 1명만 성공한다. 택시가 없어서가 아니다. 택시기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사들은 택시보다 수익이 높은 배달, 택배로 떠났다. 정부는 기사들이 적절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택시요금과 호출료를 올리기로 했다. 타다, 우버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제 귀가 걱정없이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고 회식할 수 있을까.
"돌아와요 기사님들."
국토교통부가 4일 내놓은 '심야 택시난 완화대책'은 법인·개인택시와 플랫폼업계에서 수년간 요구해온 현안들의 '종합세트'다. 당장 연말이면 서울에선 심야택시 기본요금이 최대 1만원(할증료 포함)을 넘어 시민반발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서울에서만 1만명의 법인택시 기사가 증발하는 등 택시업계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대목이다. 요금을 상당폭 올려서라도 이용자 불편을 더는 게 시급했단 해석이다.
현재 서울에서 심야시간(22시~03시) 택시 배차성공률은 20% 수준. 그마저 중·단거리(5∼15㎞) 배차성공률은 10%대에 그친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심야택시 수요가 급증했지만 기사는 부족해 30분 이상 대기하거나 도보로 귀가하는 등 승객 불편이 컸다. 실제 서울 심야택시 운행 대수는 2019년 2만3000대에서 올해 7월 기준 1만8000대로 5000대가 줄었다. 열악한 임금수준과 근무여건 탓이다.
법인택시 기사의 월수입이 200~230만원인 반면 택배기사는 350만~500만원, 배달기사는 280만~290만원을 번다.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는 택시기사가 늘면서 법인 기사 숫자는 전국적으로 10만2000명에서 올해 7만4000명으로 2만8000명이 줄었다. 서울에서도 같은 기간 1만명이 감소해 2만1000명으로 법인기사가 줄었다. 반면 개인택시는 고령화, 낮은기대소득 등으로 심야운행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쌍끌이' 요금인상이란 비판을 감수하고 탄력호출료 인상카드를 꺼낸 이유다. 국토부 대책과 별도로 서울시도 기본요금 및 심야 할증율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택시 기본요금은 내년 2월부터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심야할증률은 오는 12월부터 시간대에 따라 20~40% 차등 적용한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이후엔 자정에서 새벽 2시 사이 앱으로 택시를 부를 경우 기본요금이 6720원, 호출료는 최대 5000원으로 많게는 1만1720원의 기본요금이 적용된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탄력호출료를 시범 운영한 후 심야택시 호출성공률을 모니터링해 전국민에게 공개하겠단 입장이다. 호출료를 과도하게 책정하거나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경우 개선조치도 강구한다. 호출료를 받는 모든 택시에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게 해 중단거리 호출 회피도 막는다. 법인택시 리스제는 개인택시 반발이 큰 만큼 협의체를 운영해 논의하고 전액관리제(월급제) 개편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대책을 통해 연말까지 3000대 가량의 택시 운행 대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감소한 운행 택시(5000대)의 60%수준이다. 원희룡 장관은 "택시기사들의 실질적인 수입과 처우를 개선해 이탈한 인력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택시기사의 처우 개선에 중점을 뒀지만, 중장기적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규제 완화로 정책 방향도 틀었다. 과거 '타다'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도 기여분을 줄여 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단 방침이다. 2020년 이른바 '타다금지법' 통과 이후 2년 7개월여만의 방향 전환이다. 원 장관은 "새로운 모빌리티서비스에 대해 전면적인 규제 완화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타다, 우버 등 지난 몇년간 논란이 있었지만 앞으로 비택시 형태의 유상여객운송을 늘리는 방향으로 적극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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