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되려면

2022. 10. 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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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관광경영학 박사

시간의 능력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청와대의 경우도 그렇다. 개방 5개월여, 그 사이 청와대는 권력의 상징에서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 관람객이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5월 10일 청와대 개방 이후 146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누적 관람객 200만 명은 지난 한 해 동안 경복궁 관람객(108만 명)의 약 1.9배에 맞먹는 수치다. 주말에는 평균 2만여 명, 평일에는 1만여 명이 찾고 있다니 짧은 시간 빠른 변신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원형 보존의 원칙 위에 문화예술을 접목해 국민 속에 ‘살아 숨 쉬는 청와대’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역대 대통령의 자취와 흔적, 600점이 넘는 미술 작품, 5만여 그루의 수목, 침류각·오운정 등의 문화재 등 청와대가 가진 콘텐츠를 내부의 건축물, 야외공간과 결합해 대한민국 최고의 상징자산으로서 브랜드화 하겠다는 야심찬 플랜이다. 본관은 전시공간으로, 관저에는 미술품을 설치하고 대정원에서는 주요 때마다 종합 공연예술 무대를 펼치며, 녹지원 등 야외공간은 조각공원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듣기만 해도 근사한 구상이다. 국민들은 청와대를 어렵게 열게 된 만큼 제대로 활용해보자는 바람 섞인 응원들을 보내고 있다. 매사가 그러하듯 초심과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무탈하게 사랑 받는 법이자, 브랜딩 작업의 기본이다. 

청와대는 호기심의 공간이자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공간이다. 이 같은 매력을 바탕으로 청와대는 근사한 연계관광코스의 앵커역할도 할 수 있다. 

요즘 점심 먹고 나서는 광화문 산책길에서 이를 더욱 실감 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세계문화유산 등 명품 공간이 이어진다. 경희궁~정동길~덕수궁~광화문광장~경복궁/서촌-효자동~청와대~삼청동~북촌~창덕궁~창경궁~종묘~인사동에 이르는 매력적인 관광코스가 물 흐르듯 펼쳐진다. 

특히 올 봄 청와대, 여름 광화문광장의 개방으로 그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다. 길과 광장 위에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 첨단과 모던한 라이프스타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진정 한국의 멋과 매력에 흠뻑 젖어들 수 있는 고품격 루트가 완성되어 있는 셈이다. 

이처럼 청와대와 그 주변이 품고 있는 다양한 구슬을 관광이라는 시각으로 잘 꿰고 포장하는 작업이 절대 필요하다. 확장성을 위함이다. 더불어 선한 가치 부여를 통해 미래를 담아내는 공간으로까지 승화 된다면 청와대 일원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청와대 개방 누적 관람객이 2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2일 오후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경내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우선 청와대는 민속촌이나 박물관처럼 박제된 공간보다는 진정 따뜻하고 사람 냄새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에게 값진 공간의 한 켠을 창업-교육-워크케이션지원센터 등 활동 영역으로 내어주자는 것이다. 

이로써 청와대가 24시간 살아있는 젊음의 공간, 대한민국 청년들의 상징 터전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어려운 현실과 맞닥뜨린 우리 청년들에게 말로만 우대가 아닌 든든한 격려를 해주는 효과가 있을 터다.  

내친 김에 글로벌 다문화 센터도 한 곳에 내어주면 좋겠다. 이제 우리는 다문화 사회를 지향해야만 한다. 이 도도한 흐름의 물꼬를 주도적으로 터주고 유도해 가는 것도 융화의 방편이다. 청와대가 다문화민을 진정 보듬고 우대하는 편견 불식의 장소, 그 진정성의 시그널을 국제사회에도 알리는 상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갈등이 많은 세상, 우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평화기구도 설립, 이곳에 유치하면 좋을 듯싶다. 갈등의 한반도 상황을 ‘평화종주국’이라는 국제사회의 위상 획득으로 적극 타개해 나가는 것도 성장한 우리의 국격에 어울릴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내력 있는 멋진 정원이기도 하다. 본래 청와대는 고려의 궁궐 남경(南京)의 후원 터였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후원으로 활용됐다. 정원은 위무와 상생의 공간이다. 청와대의 정원은 누구라도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공간, 3년여 코비드 상황에 지친 우리 국민, 그리고 지구촌 가족들의 심신을 위무하고 보듬어 줄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 속에 ‘살아 숨 쉬는 청와대’.

결론은 명품공간의 추구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명작을 탄생시켜야 한다. 청와대의 명품화 작업은 기록경기도, 단순 토목공사도 아니다.

이제 접근의 발상부터 바꿔보자. 왜,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은 1882년 첫 삽을 뜬 이래 140년 째 건축 중이지 않은가. 청와대, 우리의 역사와 전통, 첨단과 미래가치가 어우러진 역량결집의 공간으로 꾸몄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진정 대한민국의 관광활성화를 아우를 수 있는 화룡점정의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게 바로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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