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탓 부산에 58일간 '공업용수' 정수한 수돗물 공급[국감 2022]

김기범 기자 2022. 10. 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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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경북 성주군 선남면 성주대교 인근 낙동강 변에 짙은 녹조가 번져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여름 부산시가 공업용수 이하 수준의 물을 정수해 수돗물로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로 부산의 상수원인 낙동강의 수질이 떨어졌기 때문인데, 공업용수로 사용이 어려운 물을 원수로 사용한 날도 11일이나 됐다.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 부산의 상수원인 낙동강 하류 물금·매리 취수장의 원수 수질이 4∼6등급으로 나타난 날은 58일이었다. 이 중 수질 등급이 6등급, 즉 공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물을 정수해 공급한 날도 11일 있었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은 수질등급 1∼3등급까지만 생활용수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4등급(약간나쁨)은 농업용수로 사용하거나 여과, 침전, 활성탄 투입, 살균 등 고도의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5등급(나쁨)은 특수한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며 6등급(매우나쁨)은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

박 의원은 “부산시가 녹조로 인해 수질이 극도로 악화한 낙동강 원수를 정수해서 수돗물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물을 저장하는 저수시설이나 대체 상수원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며 “낙동강은 대규모 환경 오염사고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먹는 물보다 중요한 민생문제는 없다”며 “공업용수를 먹을 수밖에 없는 부산시민의 고통은 시급하고 중요한 민생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근원적인 대안은 문재인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취수원 다변화 정책의 지속뿐”이라며 “장기적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계속 추진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시급히 국비를 편성해 낙동강 녹조 대응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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