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비거리 4600km '사상 최장'..기시다 ""폭거 단호히 대응"

김광태 2022. 10. 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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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수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이 이날 오전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하자 이를 '폭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도쿄=AP 연합뉴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4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 5년 만에 일본 열도 상공을 가르고 태평양에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일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열차 운행도 일부 중지되는 등 일본 열도는 혼돈과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4일 오전 7시 22분쯤 북한 내륙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 북단에 있는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상공을 통과해 오전 7시 44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태평양상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는 4600㎞, 최고 고도는 1000㎞로 추정된다"며 "탄도미사일의 종류 등 상세한 내용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전 통보도 없이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는 형태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항공기와 선박은 물론 통과 지역 주민 안전의 관점에서도 극히 문제가 있는 행위"라며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고,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했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자위대의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 "오늘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자위대가 발사 직후부터 낙하까지 완전히 탐지, 추적했다"며 "낙하로 인해 우리나라 영역에서 피해가 예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위대에 의한 파괴조치는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상도 "탄도미사일 추정 비행거리는 약 4600㎞로 지금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 중 최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마다 방위상은 이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이상의 사정거리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성-12형과 같은 유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를 "폭거로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한 뒤 피해 파악과 정보 수집, 관계국과의 연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국제사회와 협력과 연계 강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실효성 확보 △유엔 안보리 추가 대응 포함 북한에 단호히 대응 등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미사일 발사 정보를 입수한 뒤 탄도미사일 비행경로에 있는 일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 지시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5년 만에 미사일 발사 정보 전달 시스템인 엠넷(Em-Net)의 속보와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으로 미사일 발사 정보를 지방자치단체와 방송 등을 통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그러면서 일본 열도 최북단인 홋카이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 주민에 대해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아울러 "미사일이 오전 7시 29분께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 상공을 지나 태평양으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즉시 경찰이나 소방당국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 관련해서 엠넷과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을 통해 경보를 발령한 것은 5년 전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공영방송 NHK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해당 지역 주민에게 대피 경보를 반복해 알렸으며 도쿄 지역에는 신문들이 호외를 발행하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 지역 상공을 통과함에 따라 도호쿠신칸센 일부 구간의 운행이 오전에 일시 중단됐다가 운행을 재개했다. JR홋카이도도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고, 삿포로시의 지하철도 운행을 멈췄다가 재개했다.

북한의 미사일이 통과한 지역의 주민은 불안에 떨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홋카이도에서 꽁치 조업을 하는 어민 기노네 시게루(85)는 "큰일이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지금도 여러 어선이 태평양에서 조업하고 있다면서 "선박은 무방비여서 (미사일을) 피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1998년 8월(도호쿠·이하 통과 지역) 처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이후 2009년 4월(도호쿠), 2012년 12월(오키나와), 2016년 2월(오키나와), 2017년 8월(홋카이도), 2017년 9월(홋카이도와 도호쿠 사이)에 각각 통과한 바 있다.

NHK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과거 6차례를 보면 발사 후 7∼10분 후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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