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내각 출범 1주년에 北미사일, 日 상공 통과.."강력 규탄"(종합2보)

北미사일 발사 직후 NSC 소집 및 관방장관 나서 사거리 등 분석
역대 7번째 日열도 상공 통과..긴급 경보 발령해 홋카이도 등 대피 지시

4일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북한이 4일 오전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역대 7번째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 미사일 발사에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는 한편 5년만에 긴급 경보를 발령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3분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미사일이 약 20분간 4000㎞를 비행,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총리관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 상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반복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터무니없는 행동이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기시다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 직후인 8시45분께 NSC를 개최 9시께 종료했다. 이 자리에는 방위대신 등 주요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했으며 기시다 총리에게 정보 보고 및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보도했다.

NSC 종료 후 마쓰노 장관은 2차 기지회견을 진행하고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1발이며 아모리현 인근 상공을 통과한 뒤 7시44분께 태평양상의 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북한 미사일 사거리는 4600㎞, 최고 고도는 1000㎞로 추정했다.

마쓰노 장관은 현 시점에서 피해 보고 등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4일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비행거리가 역대 최장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 TBS뉴스 등에 따르면 하마다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탄도미사일이 약 1000㎞ 고도로, 약4600㎞ 비행한 점을 감안할 때 중거리탄도미사일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 4차례 발사한 화성 12형과 동형(同型)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안에서 발표해 온 비행거리 가운데 가장 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통과하자 2017년 이후 5년만에 'J얼럿'(전국순간경보시스템)을 발령하고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을 대상으로 대피 지시를 하기도 했다.

정부는 J얼럿을 통해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을 대상으로 "미사일이 태평양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고 했다.

J얼럿은 국민보호에 관한 정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즉시 지자체에 보내는 것을 말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은 이날 오전 8시가 넘어 국방부회 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 발사됐다"며 "북한의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에 전력을 기울여 평화와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자민당 소속 다카기 쓰요시 국회 대책위원장은 당 임원회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우리 상공을 통과했을 때 지금까지 국회는 비난 결의를 실시했다"며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조속히 검토해 기본적으로 결의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목적은 미군의 핵심 거점인 괌을 사정권에 둔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해상 자위대 사령관 출신인 고다 요지는 NHK에 출연해 북한이 4000㎞ 이상 거리까지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군 괌 기지까지 연료를 걱정하지 않고 (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고다 전 사령과는 미국 본토까지는 1만㎞의 비행거리가 필요하지만 향후 사거리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