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진짜 '친북' 외교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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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에서는 늘 크고 작은 실수가 발생하지만, 정상 외교의 실패는 '참사'가 될 수 있다.
한국 외교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는 2001년 3월 8일 워싱턴에서 일어났다.
"북한의 핵 보유가 자위적 수단이라는 데 일리가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 외교부는 난리가 났다.
외교 참사는 대통령의 정책이 현실을 외면할 때 발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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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외교에서는 늘 크고 작은 실수가 발생하지만, 정상 외교의 실패는 ‘참사’가 될 수 있다. 한국 외교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는 2001년 3월 8일 워싱턴에서 일어났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이 사람(this man)”이라고 불러버린 것.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얘기가 통하는 사람이라며 협상을 요청했는데, 부시 대통령은 인민을 굶기고 잔혹하게 탄압하는 사람이라고 받아쳤던 것. 이때부터 미 조야에서는 한국 정부의 낭만적 대북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2004년 11월 13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국제문제협의회에서 폭탄 발언을 했다. “북한의 핵 보유가 자위적 수단이라는 데 일리가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 외교부는 난리가 났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급히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진화에 나섰는데, 오히려 파월은 담담했다고 한다. 미국은 이미 노 대통령의 생각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북한은 2년 뒤 첫 핵실험을 강행했다. 미·중·일·러·남한 등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군사대국 5개국이 약소국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했던 6자회담이 실패한 이유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 드러났다.
이듬해 11월 27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노 대통령조차 놀라는 참사가 일어났다. 양국 대통령은 북한 달러 위조를 놓고 충돌했는데, 부시 대통령은 슈퍼 노트(정밀 100달러 위조지폐)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했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물었고, 부시 대통령은 “있지 않으냐”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증거가 어디 있냐”고 되물었고, 부시는 “당신들이 주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당황해서 참모들을 돌아봤다. 미국에도 준 정보를, 친북 참모들이 노 대통령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던 것.
외교 참사는 대통령의 정책이 현실을 외면할 때 발생해 왔다. 그래서 북한을 옹호하는 진보 정권에서 잦았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외교 참사는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순방의 실무적 실수를 참사로 모는 것은 기가 막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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