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미사일 도발 속 '최장기 잠행' 중인 김정은..다음 행보는?

양은하 기자 2022. 10. 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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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절 기념사진 촬영 이후 24일 째 잠행 이어가
'핵에는 핵' 대응 따라 군통수권자 행보 줄였을 수도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추정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2022.10.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최근 열흘간 이틀에 한 번꼴로 '연쇄 도발'을 지속하고 수위도 끌어올리고 있지만 정작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20일 넘게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9일 정권수립(9·9절) 74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방역부문 공로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한 이후 보도일 기준 24일째 공개활동 소식이 없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긴 '잠행' 기간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이어 같은 날 밤 정권수립 74주년 경축 행사 참석했다. 그리고 이튿날 '9·9절' 관련 기념사진 촬영 행사 일정을 소화한 뒤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9·9절' 이후 김 총비서가 직접 참석할만한 행사나 주요 기념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잠행 자체가 크게 이례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한미일을 상대로 열흘 사이 5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와중에 김 총비서가 잠행하는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의 이번 '연쇄 탄도미사일 도발'은 김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대해 직접 설명하면서 강력한 대외 강경 메시지를 낸 직후 나온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총 7발의 SRBM을 쐈다. 이날은 도발 수위를 한층 더 높여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이번 '연쇄 도발'은 북한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전개된 한미 연합해상훈련(9월26~29일)과 한미일 대잠수함 훈련(9월30일)을 겨냥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핵무력 정책 기조에 따라 대응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이번 상황을 '핵 위협 상황'으로 상정해 일종의 '대응 훈련'을 한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새로 제정한 법에 의해 핵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진 김 총비서 역시 이러한 대응 훈련 차원에서 의도적인 '은밀 행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해당 법령에서 핵무기의 지휘통제와 관련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은 국무위원장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했다.

때문에 한미, 한미일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이번 상황을 김 총비서가 진두지휘하되, 보안을 이유로 잠행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북한이 일련의 미사일 발사 지역과 제원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볼 수도 있다.

김 총비서의 다음 행보로는 내주로 다가온 당 창건 77주년(10월10일) 계기 기념행사가 유력하다. 북한은 통상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기념일에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지만 내부 결속이 절실한 시기인 만큼 '9·9절'에 이어 이번에도 김 총비서가 참관한 대규모 경축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완공 예정인 연포남새(채소)온실농장 준공식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과 함께 북한의 올해 가장 큰 민생 사업 중 하나로 김 총비서가 직접 참석해 성과를 과시할 수 있다. 다만 두 행사는 대외 메시지보다는 연말 내부 결속을 다지는 행사에 가깝다.

한편 북한이 이날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지나쳐 태평양으로 떨어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감행한 만큼 김 총비서가 참관해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IRBM을 발사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4500여㎞, 정점고도는 970여㎞, 그리고 최고속도는 약 마하 17(초속 약 5.78㎞)로 탐지됐다.

이 미사일은 일본을 지나쳐 일본 동쪽으로 약 3000여㎞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 이는 북한이 지난 1월에 '검수 사격'을 진행한 '화성-12형'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8월과 9월에도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 쪽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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