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물 건너간 대치2단지 법정공방까지 '첩첩산중'

조은임 기자 2022. 10.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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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무산된 성원대치2단지가 법정공방에까지 휩쓸리게 됐다.

4일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대치2단지에서는 현재 두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치2단지는 내부적으로 재건축, 리모델링을 주장하는 주민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사업이 어느 방향으로 갈 지 지금으로썬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법정소송까지 진행 중이라 시공가능한 건설사들이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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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DL, 대여금 반환소송 제기.. 조합원 정보공개 소송도
"조합장 비위 의심돼..해임 총회 위한 정보공개 필요"
수평증축 vs 재건축 '팽팽'.. 현재 시공사 없어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무산된 성원대치2단지가 법정공방에까지 휩쓸리게 됐다. 시공 계약을 맺었던 건설사가 대여금 반환소송을 건데 이어 조합원 명부를 두고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이 연달아 제기된 것이다. 15년간 공들여온 수직증축 공법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뒤 내부적으로는 수평증축과 재건축 등 향후 사업방향을 둘러싼 갈등도 번지는 양상이다.

4일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대치2단지에서는 현재 두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2021년 6월 시공계약을 해지한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가 제기한 110억원 규모의 대여금 반환 소송이 첫 번째다. 또 조합장이 조합원들의 정보 공개를 거부한 것을 두고 주택법 12조를 위반했다며 일부 조합원이 건 소송이 두 번째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전경/조선DB

특히 두 번째 정보공개에 대한 소송은 조합장 해임 총회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수직증축을 추진해온 조합장이 급여를 자체적으로 인상하는 등 비위가 의심되는 만큼 총회를 열어 재신임 혹은 해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치2단지 조합은 조합원 5분의 1의 요구가 있을 경우 조합장 해임 요구 임시 총회를 열 수 있고, 총회 참석자 3분의 2가 동의하면 통과된다.

대치2단지 한 조합원은 “해임이 어려우면 일정 기간 마다 임기를 정해두고 재신임이라도 받게 하자는 입장”이라면서 “현 조합장이 조합 명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총회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조합측에서는 일부 조합원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소유주의 정보를 우편으로 송달했고, 이에 두고 또 다른 조합원들의 항의가 있어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못하게 된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전학수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면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허위사실 유포”라고 말했다.

대치2단지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리모델링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던 곳이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2차 안전성 검토까지 진행된 단지였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가 도입하려던 ‘선재하공법’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으로 층수를 높일 경우 하중을 보조 말뚝으로 분산해 주는 기술로, 많은 단지들이 도입을 검토 중이었다.

하지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신기술·신공법 검증위원회’가 선재하공법에 대한 기술 검증 결과로 ‘부적합’ 판정을 내린 후로 사업은 다시 표류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부적으로는 수평증축으로 선회하느냐, 재건축으로 전환하느냐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수직증축에 성공해 3개층을 추가하게 되면 총 18층으로 230가구를 일반 분양 할 수 있어 리모델링의 수익성이 더 좋은 것으로 판단됐었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건축 연한을 채우게 되자 재건축을 주장하는 조합원들이 등장하게 됐다.

대치2단지는 1992년 10월 준공돼 재건축에 필요한 30년 연한을 다 채우게 된다. HDC현산·DL이앤씨 컨소시엄이 시공계약을 해지한 후 시공권을 확보했던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우선시공협상자의 권리를 포기했던 것도 내부적으로 재건축을 주장하는 조합원들과의 갈등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치2단지는 내부적으로 재건축, 리모델링을 주장하는 주민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사업이 어느 방향으로 갈 지 지금으로썬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법정소송까지 진행 중이라 시공가능한 건설사들이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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