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슈퍼컴으로 국가발전 견인]더 빠르고 강한 '슈퍼컴퓨터 6호기' 2024년 도입

김영준 2022. 10. 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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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5호기 '누리온' 눈부신 활약했지만
세계 EF급 컴퓨터 시대 개막에 '성능 한계'
1초당 60경번 연산 '슈퍼컴 6호기' 도입 급물살
과기 강국·디지털 경제 실현 핵심 역할 기대

일반 컴퓨터보다 월등한 성능을 지닌 초고성능 컴퓨터, 슈퍼컴퓨터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연구와 산업현장에서 발생, 혹은 사용되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위한 연산 능력 수요 역시 늘어나고 있다. 슈퍼컴퓨터가 국가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가 됐고, 보유 시스템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기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관련 주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슈퍼컴퓨터' 도입 및 운영이다.

현재 슈퍼컴퓨터 5호기 성과 곧 도입될 6호기 계획, KISTI 노력 등에 대해 알아본다.

KISTI는 2011년 초고성능컴퓨터법에 의거, '국가초고성능컴퓨팅센터'로 지정된 곳이다. 그러나 법 이전인 1988년부터 실질적인 센터 임무를 수행하며 국내 과학기술 연구자와 개발자에 고성능 컴퓨팅, 저장 자원과 관련 기술 자원을 서비스해 왔다.

그 근간이 바로 슈퍼컴퓨터다. KISTI는 1988년 1호기를 시작으로 현재 5호기에 이르기까지 슈퍼컴퓨터 시스템을 도입, 활용하고 있다. 수많은 연구 논문이 KISTI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활용돼 저술됐고, 많은 국내 기업이 국가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 개발기간과 비용을 단축했다. 나라 전반 이익에 국가 슈퍼컴퓨터 역할이 크다. 슈퍼컴 1호기 경우 국산 자동차 제작에 필요한 각종 시뮬레이션을 지원, 제작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인 것으로 유명하다. 4호기 서부터는 영화 '국가대표' 점프 활강 장면 컴퓨터그래픽(CG) 구현과 같이 문화 분야에도 활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슈퍼컴퓨터 5호기 서비스 성과

◇누리온, 과학기술·산업 발전 기여 톡톡

현재 5호기 '누리온' 성능은 25.7페타플롭스(PF). 1초에 2경5700조번 연산이 가능한 능력을 갖췄다. 다르게 설명하면, 70억명이 420년 동안 계산할 연산을 1시간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도입 당시인 2018년, 세계에서 11번째로 막강한 연산 능력을 갖춘 시스템으로 평가받았다.

당연히 이를 활용한 성과도 눈부셨다. 무엇보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수준 향상, 세계적 연구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일례로 우주 진화와 은하 생성을 계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 수치 모의실험을 수행했다.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은하 형성과 진화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어려웠는데, 당시 전체 누리온 자원 30%를 90일 동안 활용해 이를 가능케 했다.

누리온은 과학과 공학 분야 난제를 해결하고 기술 혁신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도 일조했다. 반도체 분야 메모리 집적도를 기존 대비 100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신소재 모색 연구에 기여했다. 막강한 연산 능력을 이용, 산화하프늄 분자 내 산소에 전압을 가하면 원자간 탄성이 사라져 집적도를 높일 수 있음을 계산해냈다. 새로운 형태를 가진 p형 반도체 소재를 검색하고, 태양전지나 광전자 소재에 범용 사용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도 주된 성과로 꼽힌다.

사회 현안 해결로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 사례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연구에 투입해 활약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코로나19 HPC(초고성능컴퓨터) 컨소시엄에 가입했고, 누리온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교하게 복원하는 데 활용됐다. 이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중요한 바탕으로 작용했다.

◇과부하 심각…새로운 시스템 도입 절실

그동안 눈부신 성과를 거둔 누리온 이지만 흘러가는 시간은 막지 못한다. 매년 더욱 강력한 시스템이 등장하고, 기존 시스템은 그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 2018년 도입 당시 세계 11위던 누리온은 현재 42위 순위다. 물론 지금도 강력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거대문제인 바이오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의 경우 계산 규모가 매년 1.25배씩 증가하고 있다. 2025년에는 15PF면 되던 것이, 5년 뒤에는 75PF 계산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지속적인 대응으로 계산자원을 높여야 연구역량, 대내외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운영 효율을 고려, 통상 4~5년 주기로 초고성능컴퓨터를 교체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단위를 달리하는 '엑사플롭스(EF)'급 컴퓨터 시대로 치닫고 있다. 1EF는 1초에 100경번 연산이 가능하다. 이미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 '프런티어'가 1EF를 넘기는 성능을 보였다.

인공지능(AI) 관련 환경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초거대 AI' 등장이 특히 그렇다. 'GPT-3'의 경우 1750억개 매개변수를 바탕으로 높은 성능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거대 AI 연구에는 대형 계산자원이 필수다.

현 시스템으로는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이미 턱밑이다. 서비스 이용률 평균이 최근 1년(2021.3~2022.2) 평균 77%에 달한다. 최대 90%를 넘긴 적도 있다.

KISTI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준비 중이었다. 그리고 최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오는 2024년에는 새로운 국가 슈퍼컴퓨터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사업(국가 플래그십 초고성능컴퓨팅 인프라 고도화 사업) 개요

◇도입 급물살…. 2024년 슈퍼컴 '6호기' 온다.

지난 8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 총사업비 약 2929억원 규모로 6호기 도입사업이 시행을 알렸다. 슈퍼컴 6호기는 600PF 급을 넘는 이론 성능을 목표로 두고 있다. 1초당 60경번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추는 셈으로, 현재 세계 2위 성능을 자랑하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후가쿠(537PF)'보다 빠른 성능이다. KISTI는 계획대로 도입이 이뤄진다면, 도입 시기 기준 세계 10위 수준, 혹은 그 이내 순위 인프라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는 CPU와 GPU를 동시 탑재하는 '헤테로 컴퓨팅'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연산 처리 장치가 모두 CPU 기반이었다. GPU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AI 훈련에 보다 강점을 보인다. 전체 컴퓨팅 자원 30% 정도는 AI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KISTI는 이를 통해 국가전략 분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양자, 바이오 반도체 등 미래 혁신기술 분야 기초·원천 기술 개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과 같은 새 정부 국정과제 달성에도 핵심 전략자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KISTI는 불안한 외부 사정에도 불구, 적기 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폭등한 외환 환율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인프라 규모 측면에서는 기존 대비 20배 이상, 예산은 3배 이상이 늘어 외부 기대가 크고 KISTI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현재 달러화 강세가 도입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되지만, 대금 지급 시점에는 안정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초 도입을 위한 공고를 내고, 연말이면 조립이 시작되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초거대 AI 연구도 지원하고, 목표성능 역시 뛰어난 국가 슈퍼컴퓨터 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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