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반전시위' 러 기자, 가택연금 중 탈출.. 지명수배 됐다

박선민 기자 2022. 10.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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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원에서 생방송 뉴스가 진행되던 중 한 여성이 '전쟁 반대' 라고 쓴 종이를 들고 나타났다./트위터

생방송 도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던 러시아 기자가 가택연금 기간 중 집을 탈출해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다.

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원’의 전직 기자 마리나 옵샤니코바(44)는 지난 8월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2개월간의 가택연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오는 9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연금 기간을 채우지 않고 딸과 함께 도망쳐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다.

앞서 옵샤니코바는 지난 3월 저녁 뉴스가 생방송 되던 도중 “전쟁을 중단하라” “선전과 선동을 믿지 말라” “이곳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전쟁에 반대한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앵커 뒤로 뛰어들었다. 지난 7월에는 크렘린궁 반대편에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살인자, 그의 군인들은 파시스트“ “얼마나 많은 아이가 죽어야 이 전쟁을 멈추는가”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1인 반전(反戰) 시위를 진행해 경찰에 3시간가량 구금됐다.

옵샤니코바의 도주 소식은 전 남편의 신고로 러시아 당국에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옵샤니코바와 두 자녀를 두고 양육권 싸움을 하고 있었다. 전 남편은 러시아 매체에 “전처가 어제 법원이 가택연금 처분을 내린 곳을 떠나 11살 딸과 함께 달아났다”며 “딸 실종 된 후 당국에 신고했지만, 아직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어 “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이가 당황해서 내 질문에 횡설수설 대답했다”고 했다.

옵샤니코바의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인, 어머니는 러시아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옵샤니코바는 생방송 난입 시위 이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지난 몇 년간 나는 채널원에서 일하면서 크렘린의 선전을 도왔다”며 “화면 속에서 거짓말을 하고, 러시아 사람들을 좀비로 만든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범죄다. 그리고 러시아가 바로 그 범인이다. 이 침공의 책임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양심에 달려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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