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시위 두고 미국·이란 '으르렁'.."미국이 배후" "평화 시위 탄압 우려"

김혜리 기자 2022. 10. 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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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란의 모든 여성·시민과 함께한다"
하메네이 "미·이스라엘이 이란의 혼란 조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가 전국을 휩쓴 반정부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시위대 탄압을 비판하면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존엄과 평등권을 요구하는 평화로운 이란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이 강화되고 있다는 보고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그들은 세계인권 헌장과 유엔 헌장에 의해 뒷받침된 공정하고 보편적인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은 수십 년간 자국민의 근본적인 자유를 부정했으며 협박과 강압, 폭력으로 이들의 열망을 억압해왔다”면서 “미국은 용기로 세계를 고무시키고 있는 이란의 모든 시민 및 여성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안전한 외부 플랫폼과 서비스를 촉진하는 방식 등을 통해 이란 국민의 인터넷 접근을 더 용이하게 만들 것”이라 전했다. 그는 “풍속 경찰을 포함해 시민 사회를 탄압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관리와 기관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미국은 금주 평화로운 시위대에 폭력을 쓰는 가해자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겠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 여성에 대한 학대와 폭력 등을 이유로 이란의 풍속 단속 경찰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군 행사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앞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군 행사에서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계획한 것이라면서 미국을 공격했다. 이란에서는 최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여성이 의문사하면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3주째 이어지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연설에서 “젊은 여성의 죽음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증거 없는 의혹으로 히잡을 찢고 쿠란(이슬람 경전)을 불태우는 것은 분명히 정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진보를 막기 위해 이런 혼란을 조장한 것이며, 과거에도 비슷한 음모를 꾸민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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