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의 사나이' 김성준, 운명의 전북 2연전을 앞둔 울산의 각오[인터뷰]

이재호 기자 2022. 10.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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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6월 29일 부천FC와의 FA컵 8강전. 승부차기까지 간 접전 끝에 울산 현대의 여섯 번째 키커 김성준(34)이 침착하게 PK를 성공시키며 울산의 FA컵 4강 진출이 확정됨과 동시에 부천의 '자이언트 킬링'은 막을 내렸다.

그저 "다행이다"는 안도감만 들었다는 김성준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FA컵 8강전 영웅이 어떻게 FA컵 4강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울산의 팀분위기, 프로 14년차만에 드디어 잡은 K리그 첫 우승에 대한 간절함에 대해 얘기 나눴다.

울산 김성준(중앙). ⓒKFA

▶FA컵 8강 비하인드 : 6번째부터는 순서 없었지만…

부천과의 FA컵 8강전. 1-1로 정규시간을 마치고 연장전에서도 득점이 없어 승부차기로 간 경기. 김성준은 "원래 FA컵이라는게 변수가 많다. 부천 역시 너무나도 잘 준비해왔더라. 물론 객관적 전력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리그 중간에 하다보면 언제든 변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승부차기에서 울산과 부천 모두 5명의 키커가 PK를 성공시켰다. "사실 5명의 키커는 팀에서 순서가 정해져있었다. 다들 6번 키커까지 갈거라고 생각은 못했었다. 6번째가 됐는데 나머지 필드선수를 보니 어린 선수 혹은 근육 경련이 온 선수들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고참이면서 페널티킥 경험이 있는데 제가 차야된다고 생각해 앞으로 나갔다"는 김성준은 "마침 조수혁 골키퍼가 직전 부천의 여섯 번째 PK를 막아 '넣으면 끝'이라는 부담은 있었지만 침착하게 찼을뿐이다. '이겨서 다행이다', '끝났다' 하는 안도감이 가장 컸다"고 떠올렸다. 

"사실 상무 시절에는 전담 페널티킥 키커였다. 확실히 경기 중에 페널티킥을 차는 것과 승부차기로 차는건 선수들이 가지는 부담감이 다르다. 경기중에 행여 PK를 실축해도 뛰면서 만회할 수 있는데 승부차기는 아니기에 부담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어떤거든 자신 있었다. 이번 전북과의 FA컵 4강전 역시 승부차기 상황이 나온다면 자신있다."

ⓒ프로축구연맹

▶잠깐 부진? 38전 38승 하는팀은 없다

베테랑 미드필더인 김성준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을때도 있고 안 좋을때도 있다. 38경기를 해서 38승을 하는 팀은 없다"며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그저 다음 경기만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밖에서 보는 시선들이 우려하고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걸 안다. 그런 시선과 생각들을 결국 이겨내야 우승이 가능하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그동안 해온건 과거일뿐이다."

이제 김성준은 5일 열리는 전북과의 FA컵 4강전, 그리고 8일 열리는 전북과의 리그전에 1분이라도 출전시간이 주어진다면 모든걸 불사르겠다는 각오다. 이 두 경기를 통해 올시즌 울산의 모든 성적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국가대표로 3경기를 뛴 김성준. ⓒKFA

▶빡빡한 여름일정, 로테이션 준비돼있어… 나부터 우승이 간절하다

사실 김성준은 울산의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는 아니다. 로테이션 멤버로 교체 혹은 체력적 부담이 많을 때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전이 아님에도 2019년부터 4년째 울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 감독이 바뀌어도 팀 내부 평가와 김성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솔직히 경기를 많이 못나가더라도 항상 준비 하고 있다. FA컵 8강처럼 어떤 순간에 제 역할이 필요할지 모르기에 언제나 축구화를 닦아놓고 기다리고 있다"며 웃는 김성준은 "이제 무더운 여름에 경기 일정도 빡빡하다. 코칭스태프에서 따로 말은 없지만 팀분위기 자체가 고참들이 많다보니 잘 준비하면 누구든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나 역시 경기 출전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건 결국 우승이다. 경기출전이야 코칭스태프가 결정하는 부분이며 저는 진심으로 그 결정을 믿고 따를 뿐이다. 행여 제가 필요한 순간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울산에 있었지만 K리그 우승은 항상 마지막에 놓쳐왔다. "제가 왔던 2019년부터 본격적인 울산의 아쉬운 우승실패의 시작이었다. 그러나보니 제가 가장 우승이 욕심나고 간절하다. 그렇다고 욕심대로 되는것도 아니더라. 얼마나 우승이 어려운건지, 소중한건지 잘안다. 동료들도 이해하고 있다"는 김성준은 "이제 나도 적지 않은 나이다. 물론 아직 은퇴를 고민하진 않지만 올해가 정말 기회라고 본다. 우승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2020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서 느꼈다. 그때 '아무나 우승하는게 아니다'는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까지 무려 프로 14년차인 김성준. 국가대표도 해보고(2018) ACL 우승(2020), FA컵 우승(2014)도 해봤지만 공교롭게도 K리그 우승은 단 한 번도 없다.

"내 축구인생에서의 기회며 언제 또 우승의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걸 안다. 그렇기에 솔직히 어떤 선수보다 더 우승이 절실하다. 제 마음 속에 우승말고 다른 목표나 생각은 아예 없다. 2019년 입단 이후 매년 마지막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만큼은 절대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정말 올해만큼은 우승을 하고 싶다."

적지 않은 나이에 프로연차도 상당한 김성준 입장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우승 도전. 베테랑이지만 경기에 나오지 못해도 묵묵히 자신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김성준에겐 정말 '우승' 하나밖에 남은게 없었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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