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성남팬들에 사과한 '순혈까치' 연제운 "작은 희망도 기적으로 바꿀것"[현장 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2. 10.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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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성남FC가 잔류 경쟁에 있어 중요했던 맞대결 패배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 와중에 누구보다 속상할 사람 중 하나인 성남 수비수 연제운(28)은 팬들을 생각하며 기적을 만들기 위해 다시 일어서고자 했다.

성남FC 수비수 연제운.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성남은 3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4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전반 30분 수원 오현규에 실점하고 후반 10분 곽광선의 자책골까지 나오며 경기를 내줬다.

이 패배로 승점 25점인 최하위에 머무른 성남은 승점 35점의 11위 김천 상무와의 승점 차인 10점을 남은 네 경기에서 극복해야 자동 강등을 면할 수 있게 됐다.

연제운은 이날 성남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하며 수비진을 이끌었지만 아쉽게도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연제운은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해 팬 분들에게 죄송스럽고 나 또한 지금 너무 속상하다. 현실적으로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에 앞서 팬 분들께 죄송한 것이 매우 크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성남은 이날 수원전을 위해 9월 A매치 휴식기 동안 3박 4일 평창 전지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만큼 이날 경기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강했지만 결과는 따라주지 않았다. 이에 연제운은 "전체적인 경기력은 괜찮았다. 사소한 실수들이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줬다"며 준비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프로축구연맹

연제운은 지난달 7일 김천 상무에서 제대한 뒤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예비역'이다. 그럼에도 전역 후 성남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곧바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하지만 성남이 김지수, 권완규, 마상훈, 김민혁 등 수비수들의 부상 때문에 스리백 구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짊어지기도 했을 그다.

이에 연제운은 "같이 뛰고 있는 (곽)광선이형, (조)성욱이, (강)의빈이 모두 좋은 선수들이기에 나 스스로 경기에 들어가서 팀에 보탬이 돼 결과를 가져오고 싶었다. 그러지 못했기에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자책했다.

성남 U-18팀인 풍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구단의 우선지명을 받은 상태에서 선문대학교에 진학했던 연제운은 지난 2016년 꿈에 그리던 프로데뷔를 성남에서 이뤄냈다. 그 후 이날까지 김천 상무에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한 기간을 제외하고 6시즌 동안 오직 성남에서만 뛴 '원클럽맨'으로 성남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팀의 부주장을 역임하기도 하면서 잔류, 강등, 승격 등 성남의 수많은 희로애락을 함께한 그다. 승리하지 못하면 자동 강등을 당하는 2020년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 최종전에서도 선발로 활약해 승점 3점을 따내고 팀의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던 기억이 있는 연제운이다.

그는 "그때보다는 현재 상황이 더 안 좋다. 하지만 팬 분들을 위해 희망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프로 선수답게 잘 준비해서 기적이 일어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시즌 광주FC와의 경기에서 성남의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연제운. ⓒ프로축구연맹

성남은 신임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이 구단이 대기업 후원금과 관련한 의혹에 휩싸인 점에 대해 직접 '해체', '연고이전' 등을 언급하면서 경기 외적으로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이에 성남 팬들은 '성남시는 구단 매각 결정을 철회하라', '너희는 경기에만 집중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 등의 걸개 및 각 구단 팬들에 보내는 호소문 등으로 팀을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연제운은 이런 팬들을 떠올리며 "팬 분들 입장에서 실망도 많이 하시고 충분히 질타도 많이 하실 수 있는 결과다. 그럼에도 경기 후에 박수를 쳐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연제운은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는 홈에서 펼치는 대결이었는데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스럽다. 희망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성남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전체적으로 많이 다운됐지만 빠르게 다시 회복해서 다음 김천과의 경기에 꼭 승리하겠다"며 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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