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서정희 (10) 든든한 기둥 되어 날 일으켜준 하나님과 딸 동주

유영대 입력 2022. 10. 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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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를 하며 머리가 무섭게 빠졌다.

머리를 밀기 전날 딸 동주가 예쁘게(?) 사진을 찍어줬다.

아픈 중에 함께 하고, 고통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딸 동주와 아들 종우 이야기도 더 할 생각이다.

어쨌든 나는 하나님과 딸 동주를 의지해 꿋꿋하게 세상에 버티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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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으론 주님 세상적으론 딸 동주
힘겨울 때 추락하지 않게 잡아주고
아픈 중에 함께하며 고통 위로해줘
딸 동주(왼쪽)와 같은 옷을 사 입고 셀카 촬영을 했다. 쇼핑하는 모녀의 모습이 친구처럼 다정스럽다.


항암치료를 하며 머리가 무섭게 빠졌다.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면 ‘스르르’하고 손가락 사이에 머리카락이 가득 끼여 딸려 나왔다. 결국 머리를 밀기로 했다. 머리를 밀기 전날 딸 동주가 예쁘게(?) 사진을 찍어줬다. 딸은 “머리를 잘라도 엄마는 예뻐”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사랑하는 나의 딸, 고마운 나의 딸, 동주는 나와 많이 다르다. 쿨하고 무심한 성격이 가끔은 답답하고 조바심 나게 했지만 잘 자라주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동주도 인생의 어려움을 같이 겪었는데, 그래서인지 우리는 어느 모녀보다 서로를 잘 이해했다. 이혼 직후 동주가 많은 도움을 줬다. 동주는 엄마의 손을 잡으며 용기를 줬다. 어릴 때부터 혼자 미국 유학 생활을 한 동주는 처음 혼자가 된 내게 큰 힘이 됐다. 그동안 너무 작은 세계에 머물렀으니 이제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라고 했다. 딸이 한국에 돌아와 나의 홀로서기를 도와주니 인생의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다.

좋은 소식이 들리면 나쁜 소식도 어느새 슬그머니 들이닥친다. 인생의 굴곡이 있을 때마다 힘들고 버거웠다. 하지만 그 덕에 내 옆에 동주가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하다. 별일 없이 평탄한 시간이었다면 동주의 존재도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감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가끔 내 눈물을 닦아주는 동주에게 늘 미안하다.

“엄마, 내가 잘 할게. 건강하기만 해.” 따뜻한 딸의 말에 내려놨던 희망을 다시 등에 업고 거친 인생을 걷는다. 아픈 중에 함께 하고, 고통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딸 동주와 아들 종우 이야기도 더 할 생각이다.

어쨌든 나는 하나님과 딸 동주를 의지해 꿋꿋하게 세상에 버티고 서 있다. 두 존재가 든든한 기둥이 돼 준 덕에 흔들리지 않는다.

가끔 궁금하다. 세상 사람은 무슨 배짱으로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일까. 만약 주님을 믿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렸을 것이다. 세상적으로는 동주가, 영적으로는 하나님이 더이상 추락하지 않도록 나를 꽉 잡아주고 있다. 누구에게나 믿을 수 있는 기둥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나는 하나님 한 분으로 충분하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어차피 죽기까지, 그리고 하늘나라에 가서도 전능하신 하나님이 모두 맡아 주시니까.

수술대에 오르는 날 온몸에 마취가 퍼지기 전, 눈을 감고 찬송 ‘저 장미꽃 위의 이슬’을 불렀다. 속으로 부르고 있었지만 내 귀엔 청아한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수술하는 동안 육신은 잠들 것이다. 하지만 정신 만큼은 찬송가 가사처럼 주님을 만나 동산을 걷기로 했다. 오직 주님과 나 둘만의 사랑의 교제를 나누고 싶었다.

“주님 제 손을 잡아 주세요. 잠이 와요. 저와 함께 동산을 거닐어 주세요.”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동주가 앞에 와 있었다. 내 든든한 기둥 동주. 나도 동주에게 그런 기둥일까.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면 앞으로라도 주님과 함께 나도 동주에게 기둥이 되고 싶다.

정리=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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