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료 급식소 100m 줄이 7개… “15%는 직장인·주부”

지난달 24일 오후 1시 30분 일본 도쿄 신주쿠구 도쿄도청 제1본청사 앞. 시민들이 놀이공원 대기줄처럼 안내선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각각 길이가 100m쯤 되는 대기줄이 7줄이나 됐다. 매주 토요일 저소득층 지원단체 ‘모야이’가 노숙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나눠주는 먹거리를 받으러 모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대열 곳곳에서 노숙자가 아닌 20~30대 젊은이들과 말끔한 차림의 중년도 보였다. 줄을 서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는 학생, 친구들과 함께 온 무리, 원피스에 화장한 여성 등 노숙자 모습과 확연히 구별됐다. 음식을 받자 주변에서 곧바로 먹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날 받은 빵, 과자, 토마토, 주스 등을 자전거에 싣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매주 배식 현장을 찾는 오니시 렌 모야이 이사장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식비 등 생활비 부담을 느끼는 학생과 주부들까지 오고 있다”며 “전엔 직장과 거주지가 있는 일반 시민이 1~2%에 불과했는데 최근 15%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도쿄 도시마구 히가시이케부쿠로중앙공원에서 열린 무료 도시락 나눔 행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오후부터 천둥 번개와 함께 강한 비가 내렸지만, 도시락과 토마토 등 식료품을 받기 위해 약 450명이 찾아왔다. 몇 시간 전 도쿄도청 앞에서 받은 것으로 보이는 빵과 통조림 봉투를 들고 온 사람들도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엔화 약세, 급격한 물가 상승 등 삼중고에 따른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는 일본인들이 노숙자 지원 무료급식소로 몰리고 있다. 특히 직업과 거주지는 있지만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서민층이 크게 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도쿄 내 민간 지원 단체 17곳 중 “최근 지원받으러 오는 사람이 줄었다”고 답한 곳은 단 1곳뿐이었다.
전체 지출에서 생활 필수품 비율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물가상승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총무성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기료와 가스비는 각각 21.5%, 20.1% 올랐다. 10월에 가격 인상을 예정한 식품은 6500품목에 달한다. 미즈호 리서치 앤드 테크놀로지는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한 연간 가계 부담을 약 8만1600엔(약 81만원)으로 추산했다. 계층별로 살펴보면 연 수입이 300만엔(약 3000만원) 미만인 가구는 가계 부담이 평균 약 6만2765엔(약 62만원)으로 수입 중 2.7%를 차지했다. 반면 연 수입 1천만엔(약 1억원) 이상 가구는 부담이 10만5826엔(약 105만원)으로 0.8%에 불과했다.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3배 이상 물가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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