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휴머노이드 시대의 기본소득
美 곳곳서 기본소득 논의 봇물
인간 닮은 로봇이 확산될수록
일자리 감소·소비 위축 부작용
기술의 발전에 맞춰 인류 지킬
기본소득 방법론 찾을지 관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손을 잡고 거주자 1000명을 상대로 3년간 월 1000달러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평가하고 있다. 또 샌디에이고는 저소득 가구 150곳을 선정해 월 500달러를 제공하는 작은 규모의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소득제 실험을 추진하고 있는 도시만 미국 전역에서 20곳에 달한다. 물론 한국과 미국의 복지 체제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복지 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달한 이곳에선 카운티들을 중심으로 작은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완전 고용 수준이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후폭풍에 실직을 한 이들이 상당수다. 이들을 위한 작은 실험인 것이다.
특히 이러한 담론은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의 개발과 맞물리면서 논의가 증폭되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는 앞서 "로봇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앞으로 육체노동은 선택이며, 보편적 기본소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력을 대체할 휴머노이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섀도로봇컴퍼니, 애질리티로보틱스, 도요타, 샤오미, 소프트뱅크, 유비텍 등….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에서는 언젠가는 인간의 육체노동이 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마틴 포드가 저술한 '로봇의 부상'에 따르면, 기본소득은 호숫가(소비시장)에 물고기(유동성)를 채워 넣는 행위다. 로봇의 생산 전담→생산성 향상→일자리 축소→소비여력 둔화→소비 활성화의 필요라는 이유로 인해 언젠가는 보편적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자유주의의 아이콘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마저 '법, 입법 그리고 자유'를 통해 "일정 수준 이하로 생활수준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소득층 소득 보전이 자본주의의 몰락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방법론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소득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안부터 최하위 계층에만 최소소득을 보장해 주는 마이너스 소득세, 일정 연령 이상 국민에게 주식을 지급하는 자본 제공안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향후 도래할 휴머노이드는 단순히 현존하는 기술과 생산 시스템만을 쓰러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더 큰 창조를 일구고, 누군가는 실직에 직면할 것이다. 로봇 발전만큼 인류 역시 홍익인간 정신대로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asiris27@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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