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고, 잘 차고.. NFL 빛내는 한국계 '작은 거인들'
미국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NFL(미 프로풋볼) 정규 시즌은 지난달 9일 개막해 내년 1월까지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정규 시즌 동안 매주 한 경기씩 총 17경기를 치르는데, 현재 4주 차 경기까지 마쳤다. 키 190㎝가 훌쩍 넘는 거구들과 100m를 10초대에 끊는 인간 탄환들이 즐비한 무대에서 두 한국계 ‘작은 거인’들이 빛나고 있다.
◇정교한 쿼터백 카일러 머리
카일러 머리(25·애리조나 카디널스)는 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정규시즌 4라운드 캐롤라이나 팬서스전에서 10-10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마지막 4쿼터에 터치다운 패스 두 개(6점)를 성공시키며 팀의 26대16 승리를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패스를 32번 시도해 23차례(성공률 71.8%) 연결시키는 정교함을 보이면서 207패싱야드를 기록했다.
NFL 쿼터백은 축구의 중앙 미드필더처럼 공격을 지휘하는 ‘중원 사령관’이다.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던지기 위해선 시야 확보를 위한 큰 덩치에 팔이 길어야 유리하다.
한국인 외할머니를 둔 머리는 현 NFL 쿼터백 중 체격(178㎝·94㎏)이 가장 작은 편이다. 대신 빠른 발을 활용해 직접 공을 들고 달리거나, 패스하기 좋은 위치로 움직이면서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했다. 머리는 현재 가장 많은 패싱을 시도해 성공시킨 리그 최정상급 쿼터백이다.
머리는 오클라호마대 졸업반 시절인 2018년 대학 최고 선수에게 돌아가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받았고, 2019년 NF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받았다. 지난 세 시즌 동안 46경기에 나서 70차례 터치다운 패스, 평균 3800패싱야드 등을 기록하며 주가를 높였다. 올해 5년간(2024~2028시즌) 최대 2억3050만달러(약 2992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연장 계약을 맺었다.
◇정확한 키커 구영회
애틀랜타 팰컨스의 한국계 키커 구영회(28)는 3일 홈에서 열린 클리브랜드 브라운스전에서 세 차례 필드골을 모두 성공시켰다. 팀의 첫 공격에서 30야드 필드골을 성공시킨 구영회는 팀이 17-20으로 뒤진 4쿼터에 21야드와 45야드 필드골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팀의 23대20 역전승을 이끌었다.
풋볼에선 세 번의 공격 기회에서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하고 킥 지점에서 골 포스트까지 50야드 이내로 남아있을 경우 보통 마지막 네 번째 공격 때 키커가 직접 차서 득점하는 3점짜리 필드골을 시도한다. 구영회는 올 시즌 필드골을 12번 시도해 10차례 성공시켰다. 특히 지난 두 경기에선 5번 모두 적중시켰다.
구영회는 서울에서 태어나 12세 때 미국 뉴저지로 이민 갔다. 학창 시절 축구를 즐겨 했던 그는 공을 멀리 정확히 차는 재능으로 미식축구 키커의 길을 걷게 됐다. 그 역시 체격(178㎝·83㎏)은 큰 편이 아니다. 2017년 LA 차저스에 입단했다가 시즌 도중 방출됐다. 하지만 재기에 성공하며 애틀랜타 팰컨스에 입단했고, 2020년부터 주전 키커 자리를 꿰찼다. 2020시즌 필드골 성공률 94.9%(37/39)로 프로볼(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고, 작년에도 필드골 성공률 93.1%(27/29)의 정확한 킥을 자랑했다. 이러한 맹활약을 앞세워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5년 2425만달러(약 335억원)에 재계약했다. 국내 팬들은 구영회를 ‘NFL의 손흥민’으로도 부른다. 손흥민처럼 날카로운 오른발 킥이 주포이고 등 번호도 같은 7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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