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차별 반대" 외친 75세 인디언 여성 하늘로
1973년 3월 제4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에 1순위로 거론되던 ‘대부’의 말런 브랜도(1924~2004)가 호명됐다. 그러나 브랜도 대신 아메리카 원주민 전통 복장을 한 스물여섯 살의 인디언 여성 사친 리틀피더가 올랐다. 그는 오스카 트로피 수상을 거부한 뒤 “브랜도는 미국 영화계가 원주민들을 부당하게 대우한 것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또랑또랑하게 말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리 수상 거부 연설’이었다.
이 짧은 연설로 차별받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실태를 전 세계에 알렸던 배우 겸 원주민 인권운동가 리틀피더가 암 투병 중 75세로 숨졌다고 할리우드리포터 등 미 연예 매체들이 보도했다. 인디언 아파치·야키족과 유럽계 혼혈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다 대부를 연출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소개로 브랜도와 알게 됐다. 브랜도는 당시 시상식 전부터 수상을 거부하기로 하고, 리틀피더에게 자기 대신 단상에 올라 수상을 거부하고 연설문까지 써서 전달됐다.
브랜도의 수상 거부 연설 전문은 시상식 사흘 뒤 뉴욕타임스에 게재됐다. 이 일은 당시 미 연예계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할리우드가 소수자 인권에 대해 귀 기울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는 지난달 그를 영화박물관으로 초청해 인디언 주민들의 헌신을 기리고, 대리 수상 연설 이후 영화계에서 가해졌던 비난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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