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도둑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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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고양이가 많습니다.
길고양이가 많은 만큼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도 많아졌고요.
어느 날 캣맘인 지금의 주인을 만나 길고양이를 면했습니다.
집고양이가 된 나는 길고양이의 본성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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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웅크려 안았는데요
시동 걸리는 소리, 차 밑을 빠져나오는데요
예쁜데, 내 야옹이 할래?
그 제안을 덥석 물었지요
밥 냄새를 맡으면
부엌에서 얌전히 물러서 꼬리를 내리지요
포만감에 기대
흰 털에 햇빛 한 올씩 엮어 잠을 짜지요
오, 창문이 열린 날
몸을 밖으로 쑥 밀어내고 먼 자유를 보아요
내 안 위대한 도둑의 딸이 꿈틀거려요
담장과 벽은 단단해요
초록에 숨긴 초록 감들은 가을이면 제 노랑 존재를 보이는데요
경계에 서 있는 위태함
눈 가득 슬픔이 고여 와요

길고양이가 많은 만큼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도 많아졌고요.
야생 고양이인 나는 늘 배고픔을 안고 살았는데
어느 날 캣맘인 지금의 주인을 만나 길고양이를 면했습니다.
따뜻한 밥과 편안한 침대,
그리고 사랑을 흠뻑 받으며 안락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나 초록에 숨긴 초록 감들이 가을이 되어 제 노랑 존재를 보이듯이
집고양이가 된 나는 길고양이의 본성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알게 됩니다.
담장 밖으로 몸을 쑥 밀어내고 먼 자유를 봅니다.
내 안 위대한 도둑의 딸이 꿈틀거립니다.
자유와 안락함의 경계에 서 있는 나는
눈 가득 슬픔이 고여 옵니다. 먹먹해요, 야옹.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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